‘러시아의 신성’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리프니츠카야는 2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6.28점 예술점수(PCS) 70.05점을 받아 135.34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 65.23점을 더해 합계 200.57점을 기록하며 중간합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마지막 점프에서 크게 넘어진 리프니츠카야는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또 한 번 클린 달성에 실패했다.
24명 중 19번째로 경기에 임한 리프니츠카야는 아사다 마오(198.22점)를 제치고1위에 올랐다. 하지만 뒷순위에 카롤리나 코스트너(27, 쇼트 74.12점),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쇼트 74.64점), 그레이시 골드(19, 쇼트 68.63점), 김연아(24, 74.92점) 등 상위랭커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메달획득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초 리프니츠카야는 김연아를 견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점쳐졌다. 러시아 선수권과 유럽챔피언십을 정복한 당돌한 16세 소녀는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서도 쇼트 72.9점, 프리 141.51점의 고득점을 받았다. 러시아의 홈텃세까지 더해질 경우 리프니츠카야가 김연아를 넘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리프니츠카야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넘어지는 큰 실수를 범하면서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그럼에도 65.23점의 고득점을 얻었다.
16세인 리프니츠카야는 아직 점프와 연기력에서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 하지만 유연한 신체와 빠른 스핀은 지금도 세계최정상급이다. 이번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피겨여왕’ 김연아는 물러난다. 아사다 마오 역시 은퇴를 할 예정이다. 카롤리나 코스트너도 나이가 많다. 4년 뒤 관록이 쌓일 리프니츠카야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러시아)와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가 될 수 있다.
최근 세계 피겨계에서 강세를 드러냈던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는 스타선수들의 은퇴로 주춤할 전망이다. 대신 유망주들을 대거 보유한 러시아와 미국이 판을 양분할 수 있다. 리프니츠카야는 4년 뒤 평창에서 더 무서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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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