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최후의 무대' 김연아, 등수는 무의미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2.21 03: 59

'은반 위의 요정', '피겨 여왕'. 어떤 수식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김연아(24). 짙은 아쉬움이 남는 마지막 무대였지만 등수는 무의미했다.
김연아가 현역 마지막 무대를 꾸몄다. 김연아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서 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합계 144.29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 74.92점을 더해 219.11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쉽게도 올림픽 2연패는 좌절됐다.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노르웨이의 소냐 헤니(1928·1932·1936)와 카타리나 비트(동독, 1984·1988) 단 두 명뿐이다.

하지만 김연아는 지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시상대에 서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날 김연아는 자신의 올림픽 시즌 프리스케이팅곡 '아디오스 노니노'에 맞춰 24명의 선수 중 마지막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평소처럼 완벽하게 성공한 김연아는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살코+더블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실수 없이 소화하며 기분 좋게 연기를 시작했다.
트리플 럿츠 단독 점프도 완벽하게 뛰어낸 김연아는 더블 악셀+더블 토룹+더블 룹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살코, 더블 악셀까지 실수 없이 마무리하며 시즌 첫 프리스케이팅 클린에 성공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홈 텃세를 넘지 못하면서 김연아의 2연패 꿈도 좌절됐다.
오롯이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등수는 무의미했다. 이번 무대를 끝으로 정든 빙판을 떠나는 김연아는 혼신의 연기를 선보였다. 마치 그녀의 피겨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듯했다.
지난 1996년 처음으로 스케이트화를 신은 김연아는 이후 18년간 외길을 걸었다. 피겨약소국이었던 한국을 만방에 알렸다. 그리고 그 선물은 금빛 연기로 자신의 마지막 무대까지 이어졌다. 
앞서 공언했듯 김연아는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정든 은반을 떠난다. 최후의 무대에서 선사한 김연아의 진한 감동과 여운은 금메달보다 더 우리의 뇌리 속에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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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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