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연기를 펼친 김연아(24)는 과연 정당한 점수를 받았을까.
김연아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서 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합계 144.29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 74.92점을 더한 219.11점을 받아 올림픽 2연패 달성이 좌절됐다. 1위는 224.59점을 기록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러시아)였다.
불안의 전조는 전날 쇼트프로그램부터였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소트니코바에게 가산점 8.6점을 몰아주며 기술점수(TES) 39.09점 예술점수(PCS) 35.55점으로 총점 74.64점의 고득점을 안긴 심판진은 김연아에게는 기술점수(TES) 39.03점 예술점수(PCS) 35.89점, 총점 74.92점을 주는데 그쳤다.

소트니코바는 분명 올 시즌 상승세에 있었다. 리프니츠카야,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와 함께 러시아의 신예 3인방으로 불리던 소트니코바는 2012-2013시즌 부진했다가 올림픽 시즌인 이번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컵 오브 차이나 2위, 트로피 에릭 봉파르 2위로 그랑프리 파이널에 나서 5위를 차지했고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다시 2위에 올랐다. 러시아 내셔널선수권대회에서는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쇼트프로그램의 과한 점수는 자국 기자조차 '오버스코어'라고 평가할 정도로 의문이 남는 것이었다. 소트니코바의 쇼트프로그램 구성점수는 30.43점이다. 세 가지 점프 과제는 트리플 토룹+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로 구성됐다. 트리플 토룹+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는 3-3 점프 중에서 기초점수가 가장 낮은 콤비네이션 점프다.
하지만 소트니코바는 8.20점에 불과한 트리플 토룹+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에 수행점수(GOE) 1.60점을 받아 9.80점을 받아갔다. 김연아가 기초점 10.10점짜리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고 GOE 1.50점을 받는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불안은 현실이 됐다. 소트니코바는 12개의 수행과제에서 트리플 플립+더블 토룹+더블 룹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0.90점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1점 이상의 가산점을 챙겼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소트니코바가 얻은 가산점은 14.11점에 달한다.
반면 완벽한 클린 연기를 펼친 김연아에게는 가산점이 더없이 짰다.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에 1.60점의 가산점을 줬을 뿐, 절반이 0점대 가산점이었다.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에서 받은 가산점은 12.2점에 불과했다. 소트니코바에 1.91점이나 뒤지는 가산점이었다. '점프의 교과서' 김연아가 받아든 성적표라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점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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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