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타자 싸움, 토종 자존심이냐 외국인 파워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2.21 07: 12

4번타자는 팀 타선의 상징이다. 현대 야구에서는 3번과 2번 타순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지만 4번타자가 갖는 상징성은 변함없다. 
올해 프로야구 4번타자 판도에는 적잖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외국인선수 확대와 함께 각 팀마다 모두 외국인 타자를 수혈했기 때문이다. 2월 중순 실전경기가 시작되면서 각 팀들의 4번타자 구상도 베일을 벗고 있다. 토종의 자존심일지 아니면 외국인의 파워일지 흥미로운 싸움이다. 
▲ SK·두산·LG, 외국인 4번타자 등장

SK·두산·LG는 외국인 타자들이 새로운 4번타자로 기용되고 있다. SK와 두산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거포다운 장타력을 과시한 루크 스캇과 호르헤 칸투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LG 조쉬 벨은 메이저리그에서 이렇다 할 실적이 없는 데다 거포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지만 4번으로 점검받는 중이다. 
세 팀의 공통적인 고민은 확실한 4번타자가 없다는데 있었다. SK는 박정권, 두산은 홍성흔, LG는 정성훈이 기존의 4번타자로 괜찮은 활약을 했으나 4번타자로는 장타력이 약간 아쉬웠었다. 하지만 이들이 5번 타순이라면 달라진다. 4번 타순의 부담을 덜고 5번 타순에서 중심타선의 위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팀 전체로 봐도 타선 폭발력 증가를 기대할 만하다. 
▲ NC·롯데·KIA, 그래도 토종 4번타자
거포형 외국인 타자들을 데려왔지만 토종 선수에게 4번타자를 맡기는 팀들도 있다. NC·롯데·KIA는 토종 타자들을 4번 타순에 넣고 있다. NC 이호준과 KIA 나지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번 타순을 지키고 있고, 롯데도 FA로 영입한 최준석에게 4번타자 중책을 맡겼다. 
NC 에릭 테임즈와 롯데 루이스 히메네스는 장타력을 갖춘 외국인 타자들이다. 하지만 두 팀은 상징성을 감안해 토종 타자들에게 4번의 자존심을 지키도록 했다. 이호준과 최준석의 장타력도 훌륭하다는 믿음이 있다. 테임즈·히메네스는 5번 타순에서 이들을 뒷받침한다. KIA도 메이저리그 출신 브렛 필이 합류했는데 장타보다 정확성이 돋보여 4번보다 3번에 비중을 두고 있다. 4번은 토종 거포 나지완이 사수하고 있다. 
▲ 삼성·넥센·한화, 붙박이 토종 4번타자
삼성·넥센·한화는 애초부터 거포형 외국인 타자를 찾지 않았다. 붙박이 토종 4번타자가 있기 때문이었다. 삼성 최형우, 넥센 박병호, 한화 김태균은 모두 한 시즌 30홈런 이상 때린 바 있는 프로야구 대표 토종 거포들이다. 각 팀을 상징하는 간판타자로 4번 타순에 배치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진다. 
삼성 야마이로 나바로와 넥센 비니 로티노는 전형적인 거포가 아니다. 나바로는 2번 또는 6번에서 점검받고 있고, 로티노도 컨택을 살려 3번 타순에 배치될 예정이다. 두 선수 모두 내외야를 넘나드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수비의 비중도 높은 편. 한화의 펠릭스 피에도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중장거리 타자로 타순은 3번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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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최준석-칸투-벨(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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