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우완 조상우(20)가 설레는 시즌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1차 신인으로 넥센에 입단한 조상우는 입단 첫 해 1군을 주로 따라다녔으나 엔트리에는 들지 못하는 '깍두기'였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조상우를 1군 코치진에게 붙여 매일 약 100개씩의 불펜 피칭을 하게 하면서 직접 그를 관찰했다. 1군 등판은 5경기에 그쳤다.
길었던 준비를 마친 조상우는 올 시즌부터 1군 전력감으로 기용될 전망이다. 조상우는 1차 애리조나 스프링캠프가 끝난 뒤 코칭스태프로부터 투수 MVP로 뽑혔다. 염 감독은 "올해는 김영민과 함께 불펜에 기용한다. 제2의 한현희로 키울 생각이다. 불안하던 제구력도 안정돼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2차 캠프인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한 조상우는 지난 20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1차 캠프에서의 성과에 대해 "MVP는 사실 제가 받을 줄 몰랐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나 스스로의 발전에 만족했다. 조상우는 "지난 1년 동안 계속 많은 공을 던지면서 스스로 깨달은 부분이 있었다. 제구력도 많이 안정된 것 같다. 주로 던지는 변화구인 슬라이더와 투심 패스트볼도 더 좋아졌다"고 밝혔다.
조상우에게 투심은 각별하다. 지난해 조상우는 5번의 1군 등판에서 직구를 던지지 않고 투심만 던졌다. 그는 프로에 입단한 뒤 팔각도를 올렸다가 다시 내렸다. 이강철 수석코치는 조상우에게 "쓰리쿼터는 공끝에 움직임이 있는데 투심을 잡고 던지면 그 움직임의 효과가 더 크다. 투심만 던져보라"고 주문했다. 조상우는 "투심이 더 손에 익으면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고 말했다.
조상우는 15일 애리조나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 나와 2이닝 4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경기 후 자신에게 안타를 기록한 선배 타자들을 쫓아다니며 '어떤 공을 기다렸는지,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물어봤다. 조상우는 "연습 경기 때 맞은 것이니 정식 경기 때 안맞으려면 물어보고 공부해야 한다"며 형들에게 질문을 했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구위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슬라이더를 많이 맞았다. 형들 말로는 다 직구를 기다리다가 변화구가 와서 쳤는데 안타가 됐다고 했다. 슬라이더는 가운데에 꽂아넣으면 안되겠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다 1B2S 유리한 볼카운트였다. 이럴 때는 유인하는 수싸움을 더 해야겠다는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조상우는 지난해 입단 때부터 150km를 넘는 강속구와 탄탄한 하체로 팀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조상우가 넥센의 젊은 필승조를 구축하며 파이어볼러로서의 명성을 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상우 스스로도 "기대를 해주신다는 걸 느끼니까 보답하고 싶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팀의 기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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