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잘 해야 한다".
임진우(27, 경찰청 투수)가 이를 악물었다. 더 이상 유망주에 머무를 수 없기에. 지난 19일 제주 서귀포 공천포 야구장에서 만난 임진우는 예전과는 달리 날렵해졌다. 후덕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10kg 이상 감량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해 4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던 임진우는 러닝과 식이 요법을 통해 105kg에서 91kg로 몸무게를 확 줄였다. "몸이 가벼워야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그 이유다.

임진우는 지난 시즌 단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선발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수술하는 바람에…". 아쉬움 그 자체였다. 그는 "무조건 잘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배명고와 고려대를 거쳐 2010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임진우는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가 주무기지만 파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양일환 삼성 2군 투수 코치는 "야구는 힘으로만 하는 게 아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임진우는 2군 무대에서 선발 보직을 맡으며 완급 조절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경찰청 야구단에서도 선발진의 한 축을 맡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길 기대했으나 팔꿈치 통증 탓에 아쉬움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23살 때 프로에 들어왔는데 아무 것도 해놓은 게 없다. 내일 모레면 서른인데 무조건 잘 해야 한다". 임진우가 올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잘 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말이다.
유승안 경찰청 감독은 "지난해 투수 가운데 부상자가 많아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보니 장원준, 윤지웅, 양훈, 진야곱 등 4명의 투수들에게 편중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임진우와 박민규가 복귀해 마운드가 더욱 강해졌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만년 기대주 탈출을 선언한 올 시즌 임진우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이제 잘 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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