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썰전’ 1주년 특집, 화끈한 셀프디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4.02.21 09: 24

JTBC ‘썰전’이 방송 1주년을 맞아 준비한 특집에서 화끈하게 셀프디스 했다. 미디어비평프로그램답게 자신의 프로그램도 거침없이 비판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썰전’에서는 1주년 특집으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썰전’ 365일간의 기록’으로 꾸며졌다. 이날 1부 ‘정치토크’와 2부 ‘예능심판자’에서 스스로를 비판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구라, 강용석, 이철희가 진행하는 1부에 이어 2부에서는 웹진 아이즈 편집장 강명석, 방송작가 최대웅, TV 칼럼니스트 이승한,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김도훈, 개그맨 조세호, 배우 여민정 등 방송가 각계각층의 인물들이 모여 ‘썰전’의 발자취와 나아가야 할 길을 탐구했다. 이들은 신랄하게 평가하고 서로를 향한, 그리고 게스트들의 쓴소리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특히 ‘썰전’은 1부에서는 언론사 정치·사회부 기자들에게, 2부에서는 게스트를 비롯해 예능PD, 작가, 연예부 기자들 등 현장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에게 ‘썰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평가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1부에서 한 기자가 강용석에 대해 “한 마디로 비호감이었는데 ‘썰전’을 통해서 말에 논리가 아예 없는 한 마디로 ‘막 나가는 인간은 아니었구나’를 확인했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구라가 기자들이 ‘썰전’에 바라는 점으로 시의성이 떨어지더라도 논란이 되는 뉴스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하자 이철희는 강용석에게 “심도 깊게 하려면 방송을 좀 줄여라”라며 “자료를 많이 들고 와서 잘 안 읽는다. 와서 헤맨다”고 한 마디 했다. 이에 강용석은 부정하지 않고 이철희의 지적을 받아들였다.
1부 말미에는 ‘썰전’과 비슷하게 첫 돌을 맞는 애청가구의 자녀가 등장해 ‘썰전’의 앞날을 확인하는 의미로 돌잡이를 했다. 돌잡이 결과 아이가 더 독하게 썰을 풀라는 의미의 마이크를 잡아 본질에 충실 하는 ‘썰전’이 될 것을 다짐했다.
2부에서는 깨알같이 ‘썰전’이 털렸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만큼 하나하나 꺼내 평가했다. 최고의 1분과 최저의 1분을 짚어보는 것은 물론 문제가 되거나 부족한 점은 바로 인정하고 칭찬받을 점은 즐겁게 받아들였다.
최대웅은 채널의 특성을 살린 성역 없는 비판이 ‘썰전’의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지난해 10월부터 ‘썰전’의 독기가 빠졌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 김도훈은 “독기가 빠졌다는 생각은 안들고 이미 사람들이 1년 동안 ‘썰전’을 보면서 포맷과 캐릭터에 익숙해져서 보다 강한 자극을 주지 않으면 약해졌다고 느끼는 것 같다. ‘썰전’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을 하고 있다”고 평했다.
멤버들에 대한 따끔한 지적도 이어졌다. 비평을 잘하는 인물 2위에 오른 김구라에 대해 최대웅은 학습량이 부족해 전달하는 정보의 양이 줄었다고, 이승한도 정보의 부족을 들며 “그래서 넘겨짚는 식의 비평이 많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썰전’에 대해 바라는 점에 대해 이승한은 “방송계에 대한 애정과 동업자주의를 종종 헷갈리는 모습이 보일 때가 있어서 확실하게 해줬으면 한다”고, 강명석은 “출연자를 줄여서라도 이야기의 밀도를 높였으면 한다”고, 김도훈은 “제작진이 출연자들을 들들 볶았으면 좋겠다. 제작진과 출연진 간의 긴장감이 중요한 프로그램이다”고 전했다.
‘썰전’이 1주년 특집방송에서 언급된 게스트들을 비롯해 시청자, 방송관계자, 기자의 말을 모두 수용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성역과 금기 없는 다양한 시선으로 정치와 대중문화를 비평하고자 하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방송을 시작한 만큼 앞으로도 계속해서 날카로운 촉을 바짝 세우고 있길 기대한다.
kangsj@osen.co.kr
JTBC ‘썰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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