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하 '스타킹')은 방송을 시작한 지 8년차인 장수 프로그램이다. 그리 요란하지 않아도 꾸준히 '팔려나가는' 힘을 가진 '스타킹', 촬영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이 스테디셀러는 본 방송 만큼이나 흥미로웠다.
'스타킹'의 녹화날은 매주 월요일로 지난 17일에도 어김없이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는 많은 스태프들과 출연진, 소규모의 방청객들이 모여 녹화를 진행했다.
스튜디오 예능으로 생각보다 간단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녹화 시작 전 많은 스태프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스타킹'을 이끌어나가는 MC 강호동은 손에 쥔 대본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고, 때론 패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리를 지켰다. 이날 초대된 게스트 그룹 B.A.P.와 걸그룹 달샤벳은 여유 있는 고정 패널들 옆에서 긴장된 모습으로 녹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오후 2시를 조금 넘긴 시각, '스타킹'의 녹화가 시작됐다. 아니나다를까 꽤 큰 규모의 공개홀은 파워 넘치는 강호동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강호동이 일반인 출연자를 소개하고, 그가 장기를 보이고, 패널들의 리액션까지 원활하고 능숙하게 촬영이 이어졌다.
스튜디오 녹화라 해도 많은 카메라들이 이들의 모습을 찍었다. 메인 카메라만 3대, 각 패널들을 담는 카메라가 10여대였다. 여기에 전반적인 큰 그림을 담는 지미짚 카메라까지 빈틈없이 출연자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특히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강호동과 패널들의 호흡. 강호동은 적절한 타이밍에서 패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자 이들은 강호동이 원하는 리액션으로 화답했다. 특히 걸그룹 걸스데이의 리액션은 능숙했다. 또한 강호동을 보조하며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는 김종민, 박준규, 광희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또한 강호동은 방송이 낯선 일반인 출연자를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어린 나이의 출연자가 등장하자 강호동은 그의 눈높이에 맞춰 몸을 수그린 채 대화를 나눴다. 출연자가 장기를 보이던 중 실수를 하더라도 웃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렇게 녹화는 밤까지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호동은 언제나 힘이 넘쳤고, 패널들은 쉬는 시간 잠시 눈을 감았다가도 카메라에 불이 켜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최선을 다했다. 스태프들의 얼굴에도 즐거운 미소가 힘든 기색을 눌러버렸다.
'스타킹'은 지난 2007년 1월 첫 방송을 시작해 무려 8살이 된 예능이다. 방송 환경과 시청자들의 취향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오랫동안 토요일 황금시간대에 전파를 타기는 쉽지 않다. 모든 결과에는 이유가 있듯 분명 '스타킹'의 장수에는 비결이 있었다.
'스타킹'의 장수 비결은 남들이 모두 모습을 180도 바꿀 때, 오히려 그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나간 것에 있다. 이 예능은 '놀라운 대회'라는 제목에 걸맞은 일반 출연자를 주축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러한 큰 틀은 2007년부터 변함없이 이어져온 '스타킹'의 모습이었다. 그런 가운데 '키워주세요', '진짜 가짜' 등의 작은 코너들을 새롭게 선보였다. 오랜 팬들을 놓지 않으면서 새로운 시청층까지 아우르려는 시도였다.
어찌됐든 이 예능은 MBC '무한도전'이라는 강적과 매주 경쟁한다. '무한도전'은 믿기 힘든 파급력을 가지고 TV 프로그램을 넘어선 하나의 브랜드가 된 지 오래다. 그리고 '스타킹'은 이런 '무한도전'을 상대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25일 방송분에서는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조용하지만 강하게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있는 '스타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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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