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의 시선은 이미 추신수(32)에 고정되어 있었다. 정상급 리드오프가 없으면 월드시리즈 우승은 물론, 오클랜드에 빼앗긴 디비전타이틀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봤다. 그 어느 팀보다 절실하게 특급 1번 타자를 영입하려 했고, 적임자는 추신수였다.
실제로 2013시즌 텍사스 1번 타자들의 출루율은 3할3푼6리에 불과했다. 이안 킨슬러가 97경기, 레오니스 마틴이 31경기, 엘비스 앤드러스가 25경기에 리드오프로 출장했으나, 셋 중 누구도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리드오프가 베이스를 밟지 못하니 기선제압도 힘들었다. 지난해 텍사스는 1회에 55점을 뽑았는데, 이는 챔피언 보스턴이 기록한 106점에 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존 다니엘스 단장은 스토브리그가 열리자마자 추신수를 응시했다. 다니엘스 단장의 오른팔이자 베테랑 스카우트 돈 웰크는 지난 20일(한국시간) “스토브리그가 시작되고 존 다니엘스 단장이 추신수를 영입하기를 원했다”면서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다니엘스 단장이 스캇 보라스와 이야기를 나누더라. 그리고는 뉴포트비치에서 추신수를 두고 구단 수뇌부 회의가 열렸다. 나와 다니엘스 단장 짐 콜번 스카우트, 론 워싱턴 감독까지 넷이서 점심을 먹으며 추신수를 영입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돌아봤다.

콜번 스카우트는 14년 전 추신수의 미국행을 이끈 장본인이다. 당시 콜번은 시애틀 구단의 국제 스카우트팀에 있었다, 콜번은 2000년 부산고 에이스 좌투수 추신수와 135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며 추신수에게 아메리칸드림을 선사했다. 다니엘스 단장은 “우리 스카우트팀에 짐 콜번이 있다. 콜번은 추신수가 고등학생일 때 시애틀로 영입했었던 스카우트다. 콜번에게 추신수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추신수가 마이너리거부터 메이저리거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추신수의 기량을 모르는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없다. 다니엘스 단장 역시 “나 역시 추신수를 잘 알고 있다. 추신수가 클리블랜드에서 활약할 때부터 꾸준히 지켜봤다. 클리블랜드를 이끌다가 조나단 산체스의 투구를 맞고 슬럼프를 겪었던 것도 안다. 그리고 추신수는 신시내티서 부활했다”고 밝혔다. 사실 텍사스가 추신수 영입을 결정하게 된 데에는 기량 외적인 면도 작용했다.
웰크 스카우트는 “추신수의 능력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잘 알 것이다. 그보다 우리게 중요했던 것은 추신수가 아직 메이저리그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이는 우리 팀 중심선수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애드리안 벨트레도 아직 우승해보지 못했고, 프린스 필더도 그렇다. 이들 모두 진정 승리를 갈구하고 있다”며 추신수의 승리에 대한 열망이 추신수를 영입하게 된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텍사스는 지난해 12월 22일 추신수와 7년 1억30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30대 선수와 장기계약을 맺은 것을 두고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하지만 다니엘스 단장은 “추신수와 대형계약을 맺은 것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일단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디비전 우승이다. 그 다음 월드시리즈 우승을 바라볼 것이다. 겨울동안 전력을 다했고 추신수를 영입했다”고 추신수가 텍사스의 창던 첫 우승을 이끌 것으로 자신했다.
추신수도 “텍사스를 선택한 것은 텍사스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길 수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이기는 팀에 있었지만, 언제나 이기고 싶은 게 선수 마음아닌가”라며 승리를 향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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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애리조나)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