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장하다 맏형 이승훈, 男 팀 추월 결승행 이끈 '주역'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2.22 00: 41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이 남자 팀 추월 결승행을 이끌며 개인전의 아픔을 지웠다.
이승훈(26, 대한항공), 주형준(23), 김철민(22, 이상 한국체대)으로 구성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대표팀(세계랭킹 2위)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서 끝난 팀 추월 준결승전서 3분42초32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디펜딩 챔피언 캐나다(3분45초28, 세계랭킹 6위)를 크게 따돌리고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팀추월은 3명으로 구성된 팀이 직선주로 반대편에서 동시에 출발해 상대방을 뒤쫓아 추월하는 경기다. 남자는 8바퀴(3200m), 여자는 6바퀴(2400m) 안에 상대를 추월해야한다. 추월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기록이 더 빠른 쪽이 승리한다.

팀추월 경기방식이 이렇다 보니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팀으로서의 호흡이 중요하다. 이날 주형준과 김철민의 역주도 대단했지만 '맏형' 이승훈이 선두에서 호흡을 조절하며 팀을 이끌었던 게 큰 힘이 됐다.
이승훈은 이번 대회 개인전서 좌절을 맛봤다.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1개씩 따내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로 썼던 그에겐 쓰디쓴 아픔이었다.
하지만 이승훈은 팀 추월 경기서 동생들을 이끌며 당당히 결승행에 앞장섰다. 준준결승에서 러시아(세계랭킹 9위)를 여유롭게 따돌린 한국은 '빼앗긴 금메달' 김연아의 한을 속시원히 풀어주며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준결승 상대는 지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우승팀이자 2006 토리노대회 은메달에 빛나는 캐나다. 밴쿠버 당시 금메달을 목에 건 대니 모리슨-루카스 마코스키-마티외 지루가 그대로 출전한 캐나다는 준준결승에서 샤니 데이비스가 이끄는 미국을 격파한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올 시즌 월드컵 세계랭킹 2위에 올라있는 한국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시작과 동시에 주형준이 앞서 달리며 스타트에 나섰다. 초반 레이스까찌 1초가량 뒤졌으나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4바퀴를 남기고 0.02초 차이로 캐나다에 따라붙은 한국은 결국 역전에 성공한 뒤 거리를 더욱 벌리며 여유있게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이승훈과 그리고 주형준 김철민이 만들어 낸 스피드스케이팅의 또 하나의 쾌거였다.
이제 대표팀은 결승 무대에서 '빙속강국' 네덜란드(세계랭킹 1위)를 상대로 대회 최대 이변을 꿈꾸고 있다. 네덜란드는 준결승전서도 폴란드를 11초 차이로 따돌렸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개인전서도 시상대를 휩쓴 무시무시한 상대다.
하지만 한국도 기세가 올라 있어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는 각오다. 이승훈을 필두로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세 번째 금메달을 조준한다. 무대는 이날밤 10시 51분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dolyng@osen.co.kr
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