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한국 男 첫 메달' 이승훈, 후배들과 '유종의 미' 수확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2.22 06: 59

팀추월이 가장 자신있는 종목이라던 이승훈(26, 대한항공)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이승훈(26, 대한항공), 주형준(23), 김철민(22, 이상 한국체대)으로 구성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대표팀(세계랭킹 2위)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서 열린 팀 추월 준결승 캐나다(세계랭킹 6위)와 경기서 3분42초32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결승에 안착했다.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 준준결승에서 러시아(세계랭킹 9위)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지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우승팀인 캐나다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 레이스를 펼쳤다. 마지막 바퀴에서 3초 가까이 차이를 벌린 한국은 기분 좋게 결승 진출을 확정짓고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단이 수확한 첫 메달이다.

"팀추월이 가장 자신있다"던 이승훈의 말 그대로였다. 개인전을 아쉬움으로 마무리한 이승훈에게 팀추월은 각별한 의미를 가진 종목이다. 남자 5000m와 10000m에서 자신의 기대만큼 레이스를 펼치지 못한 이승훈은 팀추월만을 남겨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잘 달리고도 네덜란드의 높은 벽에 막혀 4위를 기록한 10000m의 아쉬움을 갚아줄 수 있는 기회기도 했다.
이승훈은 이번 대회 전 "어떻게 보면 팀추월이 가장 자신있다. 혼자 메달을 따는게 아니고 후배들과 같이 메달을 노려볼 수 있는 종목이기 때문에, 자신도 있고 잘하고 싶다"고 팀추월에 대한 기대감을 밝힌 바 있다. 그렇기에 후배들과 함께 달리는 팀 추월은 이승훈이 '유종의 미'를 거둘 무대로 낙점한 경기다. 그리고 김철민(22), 주형준(23, 이상 한국체대)과 함께 팀 추월에 도전한 이승훈은 기어코 결승행을 이뤄냈다.
결승 상대는 네덜란드다. 네덜란드의 벽에 가로막혀 개인전 노메달에 그친 이승훈에게 있어서는 '설욕전'이 될 수 있다. 개개인의 능력을 놓고 보면 여전히 네덜란드는 '넘사벽'이다. 네덜란드는 빙속 최강국다운 자존심으로 10000m 금메달리스트 요리트 베르그스마를 준준결승과 준결승 멤버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나 팀추월은 개인전과는 다르다. 홀로 외로운 레이스를 펼쳐야했던 개인전과 달리 후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훈처럼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두 후배와의 호흡은 나무랄 데 없다. 상승세에 있는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실제로 팀추월 남자 대표팀은 올림픽을 앞둔 지난해 12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대회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10대회 연속 메달(은7, 동3) 획득에 성공했다. 개인전 메달의 기적은 없었지만, 이승훈을 비롯한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팀 추월에서 기어코 메달을 따내며 자존심을 세웠다. 메달 색깔에 관계없이, 이승훈도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도 팀 추월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셈이다.
한편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체 추발 결승전은 22일 자정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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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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