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12년 만의 노메달'과 '밴쿠버 설욕' 쇼트트랙 엇갈린 희비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2.22 06: 59

12년 만의 노메달, 그리고 4년 전 밴쿠버 노골드의 설욕.
한국 남녀 쇼트트랙이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남자 쇼트트랙은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노메달로 대회를 마감했고, 여자 쇼트트랙은 4년 전 밴쿠버에서 노골드에 그쳤던 악몽을 씻어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에 있어 2014 소치동계올림픽은 악몽으로 기억될 듯 하다. 남자 1500m는 악몽의 시작이었다. 신다운과 이한빈이 준결승에서 엉켜넘어졌고, 어드밴스로 결승에 진출한 이한빈은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메달권에서 이탈했다.

1500m가 '액땜'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었지만, 1000m와 5000m 계주에서도 승리의 여신은 이들을 비켜갔다. 전통의 메달 텃밭이었던 종목들에서 잦은 실수와 실격으로 좌절을 맛본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5000m 계주 준결승에서 탈락하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고 말았다.
1000m에서는 신다운이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안현수(29, 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금메달을 따는 순간을 지켜봤을 뿐이다. 더구나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500m에서도 이한빈과 박세영이 모두 준준결승에서 탈락해 12년 만의 '노메달' 수모를 안게 됐다.
더구나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때는 김동성이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의 헐리웃 액션으로 금메달을 빼앗기는 사건이 있었기에 단순히 비교하기도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대회 전부터 우려를 샀던 대표팀의 경험 부족과 세대교체 실패, 안팎으로 불거진 잡음이 독이 됐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여자 대표팀은 4년 전 밴쿠버에서의 악몽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노골드' 악몽을 겪은 여자 대표팀은 이번 소치에서 와신상담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밴쿠버 당시 500m와 1000m에서 박승희가 동메달, 1500m에서 이은별이 은메달, 박승희가 동메달을 목에 거는데 그친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5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특히 석연찮은 판정으로 실격돼 금메달을 중국에 빼앗겼던 3000m 계주에서는 심석희(17, 세화여고)의 역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짜릿한 설욕에 성공했다. 4년 전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로 좋은 성적을 거둔 남자 대표팀과 비교돼 비난을 받았던 여자 대표팀은 이제서야 활짝 웃을 수 있게 됐다. 남녀 대표팀의 희비가 엇갈린, 소치에서의 쇼트트랙 마지막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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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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