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가장 따고 싶은 메달은 계주다.”
안현수(29, 러시아)가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 안현수가 속한 러시아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전에서 가장 먼저 골인했다. 이로써 안현수는 1500m 동메달, 1000m와 500m 금메달에 이어 50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레이스 중반부터 독주한 러시아는 안현수의 막판 스퍼트를 앞세워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완벽한 기술과 경기운영을 보여준 안현수는 세계 쇼트트랙에서 적수를 찾아볼 수 없었다. 안현수의 기량도 좋았지만, 이를 돋보이게 만든 동료들의 보이지 않는 도움도 컸다.

안현수는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고 오열했다. 국적까지 바꿔가며 재기에 성공했던 과거가 떠올랐기 때문. 이는 러시아 쇼트트랙 역사상 첫 번째 메달이었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안현수는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세계 최정상의 실력을 회복했다. 안현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치하할 정도로 일약에 러시아의 국민영웅이 됐다.
하지만 안현수는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누차 밝혔다. 자신이 계속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동료들에게 보답할 기회를 갖고 싶었던 것. 결국 안현수의 도움으로 러시아는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안현수는 소치올림픽에서 출전한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아울러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 이어 출전한 2개 대회서 3관왕을 달성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총 8개의 메달을 따낸 안현수는 안톤 오노와 함께 쇼트트랙 역대 최다메달 동율을 이뤘다. 8개의 메달 중에서도 안현수는 ‘빅토르 안’이란 이름으로 딴 계주 금메달이 가장 특별하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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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s101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