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예능이 진화하고 있다.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 - 아빠 어디가'를 시작으로, KBS 2TV '해피선데이 -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오 마이 베이비'가 연이어 육아 예능 전쟁에 뛰어들었다. 스타 부모와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만들어 가는 예능은 소위 말해 '잘 먹히는' 아이템. 특히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예능 황금시간대로 불리는 일요일 저녁 시간에 편성돼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1월 가세한 '오 마이 베이비'는 지난 17일 방송에서 약 2% 포인트 시청률이 오르며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물론 1년 가까이 같은 포맷의 프로그램이 각 채널마다 반복돼 나오다보니 새로운 맛은 떨어졌다. 이는 제작진도 인식하고 있는 부분으로,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후발주자인 '오 마이 베이비'가 가장 먼저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빠와 아이에서 포커스를 넓혀 가족 전체로 시선을 돌렸다. 시월드 또는 처월드는 물론, 육아 방식을 두고 티격태격하는 부모의 모습까지 담고 있다. 시청자들이 어제 겪었고, 오늘도 지나오고 있을 평범한 일상을 프레임에 담아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 이는 공감대 형성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육아 예능의 원조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는 사실상 2기 멤버들로 라인업을 새롭게 했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성장해가는 모습에서 웃음과 감동이 동시에 만들어진다는 점에 비중을 두고 있는 분위기. 또, 어른들과 달리 순식간에 벽을 허물고 친구가 되는 아이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즌1 방영 당시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으나 시청률, 화제성만 놓고 보면 대등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육아 예능과 가장 흡사한 형태를 유지하며, 원조 프로그램의 오리지널리티를 견고하게 만들어 가는 인상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는 유독 게스트가 자주 등장한다. 타블로의 딸 하루가 지드래곤을 보고 부끄러워 하거나 추성훈의 딸 사랑이가 월드스타 비를 만났던 에피소드는 온라인 포털 사이트를 뜨겁게 달궜다. '아빠 어디가'가 게스트 없이 출연자들로만 운영되고 있고, '오 마이 베이비'에서는 미르가 속해있는 그룹 엠블랙 멤버들만 출연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차이가 크다.
또, 출연자 중 두 가족이 만나 함께 꾸며가는 에피소드로 신선한 볼거리를 낳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출연자는 장현성의 아들 준우. 준우는 여동생들 하루, 사랑이의 사랑을 받으며 여러 가족의 집을 오가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도 육아예능은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빠 어디가'의 독주로 여겨졌던 시장 상황이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기세로 달라졌기 때문. 여기에 생활예능으로 노선을 정한 '오 마이 베이비'의 성장도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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