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정영섭 컬링 감독, "평창 목표는 4강 아닌 메달권 진입"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2.22 13: 23

"조금 더 가다듬어 반드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4강이 아닌 메달권 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신미성(36)과 김지선(28), 이슬비(26), 김은지(25), 엄민지(23, 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여자 컬링 대표팀(세계랭킹 10위)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이 배출한 한국 선수단 최고의 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쉽게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3승 6패의 성적을 거두며 훌륭히 대회를 마무리한 여자 컬링 대표팀은 정영섭 감독, 최민석 코치와 함께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정영섭 감독은 "저조한 성적이었다. 당초 우리 목표보다 저조한 성적이었는데도 많이 성원해주셔서 송구스럽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이번 올림픽에서 개인의 기술적 문제 같은 부분, 보완해야할 단점들을 많이 파악했다. 남은 기간 열심히 해서 오는 3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르겠다"며 "조금 더 가다듬어 반드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4강이 아닌 메달권 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2012 세계선수권대회 4강 신화를 쓰며 올림픽 진출권을 따낸 여자 컬링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동메달의 꿈을 꿨다. 정 감독은 "지난 번 세계 4강에 들었기 때문에 가시적인 목표를 4강으로 잡았다. 그러나 올림픽에 나서는 팀은 주최국 포함해 10개국인데 전체로는 53개국이 있다. 그 중 9개국에 드는 것도 참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역시 올림픽은 올림픽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 선수들 긴장감, 심적 부담감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수도 실력인만큼, 그런 측면에서 실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한 정 감독은 "선수들이 편안한 마음에서 샷을 던질 수 있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흔들리지 않는 모습들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런 점을 더 보완하면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들이 거둔 가장 큰 수확은 전국적인 컬링 인기를 불러왔다는 점이다. 정 감독은 "컬링이 생중계가 됐다. 사실 컬링이라고 한다면 '어떤 경기냐'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제 설명해드릴 필요가 없게 생겼다"며 웃음을 보였다. "어지간한 기본 작전까지도 전부 아시는 것 같더라. 선수촌에서 일부 선수들도 이럴 때 이런 작전 쓰면 안되겠냐고 역으로 물어왔을 때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고 말을 이은 정 감독은 "사실 이런 관심이 좀 얼떨떨하지만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런 기회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우리 팀이 나가든 새로운 꿈나무 선수들이 나가든 어쨌든간에 인식전환이 되었다는 점이 고맙게 여겨진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이에 더해 경기도청 소속인 대표팀에 희소식이 하나 더 날아들었다. 경기도청 소속 여자 컬링 대표팀이 올림픽에서 거둔 선전에 경기도가 컬링 경기장 건립을 실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 현재 한국의 컬링장은 태릉선수촌 컬링장과 경북 의성의 의성컬링센터 두 곳 뿐이다. 정 감독은 "세계적인 얼음과 지금의 얼음은 큰 차이가 있다. 우리 나라 두 곳에 있는, 특히 대표 선수들이 사용하고 있는 태릉 컬링장은 세계적인 얼음과 차이가 많이 난다. 그런 부분들이 갖춰진다면 상당히 선수들도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새 컬링 경기장 건립을 반겼다.
한편 정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홈팀 러시아가 우리보다 한 단계 아래인 9위가 됐다는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홈팀으로서의 부담감을 털어놨다. "이번에 우리는 2개월 정도 해외전지훈련을 했지만 주최국 러시아같은 경우 1년 동안 전세계 투어를 하며 가장 권위있는 대회들을 전부 나갔던 팀"이라고 설명한 정 감독은 "주최국으로서 부담감, 반드시 메달권 안에 들어야한다는 압박감이 선수들에게 많이 작용했던 것 같다. 그래서 러시아 선수들 경기를 보면 전부 얼굴이 굳어져있더라. 그런 부분이 우리가 교훈을 삼아야하는 부분이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우리도 그런 부담감과 압박감을 느낄 것이다. 국민들 성원과 관심이 커질 수록 부담감도 많이 느끼게 된다. 이런 부분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연습을 통한 실력 향상뿐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한 정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소치를 끝내고 4년 후 평창을 꿈꾸는 여자 컬링 대표팀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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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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