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우승후보' 평가에 조심스러운 까닭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2.22 15: 01

"선수들이 자칫 자만할 수도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는 춘추전국시대라 할 만하다. 절대강자 삼성은 끝판대장 오승환과 톱타자 배영섭이 빠지면서 전력이 약해진 반면 다른 구단들은 공격적인 전력보강으로 전력 수준이 올라왔다.
롯데 역시 올해 알찬 전력보강을 거둔 팀으로 꼽히고 있다. 최준석을 FA로 영입한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장원준-장성우가 주목을 받고 있다. 게다가 이번에 함께 제대한 배장호는 5선발 후보로, 오승택은 백업 1군 내야수로 기대를 모은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롯데를 '우승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작년 38승을 합작한 송승준-옥스프링-유먼 선발진에 장원준이 더해진데다가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최대성까지 힘을 보탤 불펜 전력을 감안하면 만만찮은 전력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작 롯데는 이러한 평가에 쉬쉬하는 반응이다. 일단 선수들에게서 분위기가 감지된다. 송승준은 "4강에는 당연히 올라간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하지만 "다만 우승후보는 9개 구단 전부다. 쉽게 낙관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정대현도 "만만한 팀이 없다. 타이트한 순위가 펼쳐질 것 같고, 중요한 포인트에서 떨어지지 않는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롯데도 힘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손아섭은 "9개 구단 모두 꼴찌 후보"라고 더욱 냉정한 평을 했가를 했다. 롯데가 전력보강을 했지만, 다른 구단들 역시 가만히 놀고만 있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외국인타자로 수혜를 보는 건 롯데 뿐만이 아니다. 그는 "올해는 9개 팀 모두 우승후보, 꼴찌후보다. 삼성도 워낙 강한 팀"이라고 했다.
롯데 구단 고위층 역시 마찬가지인 반응이다. 배재후 단장은 "우승후보라는 말이 나오는 게 좀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만 전력이 강화된 것이 아니다. 다른 구단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예전 사례에서 보더라도 '우승후보'라는 말이 나오면 선수들이 자칫 '이만하면 됐다'고 자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하진 대표이사 역시 "조용히 우리 할 일을 하다가 마지막에 웃는 게 가장 좋다"고 말한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처럼, 시즌 돌입 전부터 다른 팀들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킬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또한 그는 "작년 우승후보 예상이 나온 기사들을 모두 스크랩해서 서랍에 넣어 뒀다. 끝나고 꺼내보니 제대로 맞춘 게 없었다. 올해도 (예상들을) 모두 모아놓을 예정"이라는 의미심장한 말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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