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은 더 이상 예술이 아닌 수학이다.”
미국 뉴욕 타임즈(이하 NYT)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러시아)의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김연아는 2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합계 144.19점을 받았다. 전날 74.92점을 받은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더하면 김연아는 총점 219.11을 기록해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NYT는 22일 “소트니코바의 승리는 설명하기가 힘들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피겨스케이팅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NYT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이후 도입된 피겨스케이팅 채점방식은 너무 불투명하다. 심판 중 한 명은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연맹 회장의 부인이었다. 다른 한 명은 1998년 나가노 올림픽 아이스댄싱에서 부정스캔들을 일으켰던 우크라니아출신 심판이었다”고 꼬집었다.

NYT는 미국피겨대표팀 기술분석관 아담 리브를 통해 김연아와 소트니코바의 점프를 상세히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소트니코바는 9개 요소에서 김연아보다 기술적으로 높은 판정을 받았다. 특히 가장 어려운 더블악셀 콤비네이션을 소화해 기본점수가 높았고, 점프의 높이와 스피드도 더 뛰어났다. 반면 김연아가 구사한 더블 토는 가장 쉬웠고, 스피드도 떨어졌다”고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NYT는 피겨스케이팅에서 기술적인 난이도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NYT가 분석을 의뢰한 전 세계챔피언 커트 브라우닝은 “김연아가 소트니코바보다 더 잘 탔다. 하지만 이것은 스케이팅 경쟁이 아니라 수학이었다. 단순히 점프를 잘한 선수가 예술가를 이겼다. 이것은 피겨스케이팅의 가치를 스스로 격하시킨 것”이라고 논평했다.
의혹은 또 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크게 넘어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 러시아)는 135.34점을 받았다. 실수 없이 경기를 마무리한 애슐리 와그너(미국)의 127.99점보다 터무니 없이 높았다. 심판진이 러시아 선수들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와그너는 “혼란스럽다. 우리는 사람들이 명확하게 납득할 수 있게 (판정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이 결과를 믿게 하려면, 피겨스케이팅 채점이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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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s101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