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절'이 개성있는 캐릭터를 한 데 모아 첫 방송부터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KBS 2TV '참 좋은 시절'에는 십 여년간 지긋지긋한 고향을 떠났던 강동석(이서진 분)이 다시 고향에 돌아오며, 그가 정을 뗐던 가족들과 다시금 가까워질 것을 예견케 했다.
동석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 이를 악물고 공부해 검사로 성장한 인물이지만, 까막눈인 어머니와 7세 지능을 가진 쌍둥이 동생 등 평범하지 않은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왔다.

'참 좋은 시절'은 첫 방송 시작 전부터 막장을 뺀 청정 드라마로 주목을 받은 상황. 알렸던 대로 첫 방송에는 꼬인 혈연 관계나 러브 라인 대신 우리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문제들을 녹여내 공감도를 높였다.
더욱 몰입도를 높인 것은 다양한 캐릭터. 동석을 둘러싼 인물들은 독보적인 캐릭터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동석의 첫사랑인 차해원(김희선 분)은 부잣집 딸에서 한 순간에 망하게 돼 생계형 대부업체 직원으로 전락한 인물. 곱게 자라 억척스러운 여인으로 성장한 기구한 캐릭터를 맡았다. 그는 사투리를 구사하면서도 애틋함, 그리움 등을 열연하며 호평을 받을 만한 연기를 펼쳐냈다.
동석의 동생 강동희(택연 분)는 유치장을 제 집 드나들 듯 오가는 골치 덩어리. 도망간 아내를 찾기 위해 온 동네를 들쑤시고 다니지만,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가진 까칠한 캐릭터다. 그 역시 사투리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 몰입 흐름에 방해를 주지 않았다.
3년 만에 안방에 복귀한 김지호는 강동옥 역으로 호연을 펼쳤다. 동옥은 7세 지능을 가진 동석의 쌍둥이 누나. 검사인 동생과 대조되는 인물이다. 순수한 마음을 안고 있는 동옥 역시 이 드라마가 교훈을 주는 데 큰 몫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까막눈인 동석의 어머니 소심(윤여정 분) 역시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는 까막눈이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을 유감없이 드러냈으며, 특히 무시받디 일수인 동옥을 감싸며 모정애를 드러냈다. 십여년간 집을 떠난 동석이 돌아오며 서먹해진 모자 사이가 어떻게 풀릴 지도 관심사다.
주요 인물을 비롯해 웃음을 예약한 캐릭터도 다양한다. 강동탁(류승수 분)은 동석의 삼촌으로, 늦은 나이지만 배우에 대한 꿈을 접지 않은 채 노력하는 철없는 인물이다. 그는 이날 검사 조카를 내세워 동네에서 큰 소리를 치며 앞으로 사고뭉치로 활약하게 될 조짐을 보였다.
또 동석 아버지의 첩으로 등장하는 하영춘(최화정 분) 역시 뻔뻔한 생활력을 보이며 웃음을 안겼고, 김쌍식(김상호 분)은 짧은 드장에도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를 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참 좋은 시절'이 막장 코드를 뺐음에도 이러한 다양한 캐릭터를 발판 삼아 주말 드라마의 명성을 이어갈 조짐. 과연 '참 좋은 시절'이 이러한 캐릭터를 어떻게 요리할 지도 궁금증을 살 것으로 보인다.
'참 좋은 시절'은 가난한 소년이었던 한 남자가 검사로 성공한 뒤 15년 만에 떠나왔던 고향에 돌아와 벌어지는 스토리를 통해 각박한 생활 속에 잠시 잊고 있던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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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좋은시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