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팀추월 대표팀이 '빙속 최강' 네덜란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레이스로 세계 2위를 증명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26, 대한항공), 주형준(23), 김철민(22, 이상 한국체대)으로 구성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대표팀(세계랭킹 2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서 열린 팀 추월 결승 네덜란드(세계랭킹 1위)와 경기서 3분40초85로 결승선을 통과, 네덜란드에 패하고도 은메달을 획득했다. 네덜란드는 3분37초71로 올림픽 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누구도 이 은메달의 가치를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팀추월 메달을 획득한 이승훈과 주형준, 김철민은 빙속의 새 역사를 썼다. 금메달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상대는 '오렌지 광풍' 네덜란드였다.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에서만 금메달 7개 포함 22개의 메달을 싹쓸이하며 빙속 최강을 증명한 팀이다.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러시아(세계랭킹 9위)와 지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우승팀 캐나다(세계랭킹 6위)를 연달아 여유롭게 결승에 올랐다. 본격적으로 세 선수가 호흡을 맞춘지 이제 겨우 2시즌째지만, 올 시즌 월드컵 세계랭킹 2위에 올라있는 한국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하지만 결승 상대인 빙속 최강국 네덜란드는 역시 강했다. 자타공인 '빙속 최강국'인 네덜란드는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부터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까지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아쉬움을 만회하겠다는 듯 전력질주로 한국을 따돌렸다. 10000m 올림픽 기록을 경신한 금메달리스트 요리트 베르그스마는 출전하지 않았으나 스벤 크라머-얀 블록후이센-코엔 베르베이가 고른 기량을 과시하며 네덜란드에 이 종목 7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은 그런 네덜란드를 맞아 3분40초85의 준수한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유럽권 아시아의 팀추월 팀이 최강 네덜란드와 대등한 레이스를 펼치고 은메달을 따낸 사실만으로 은메달의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상승했다. 나뭇가지 하나는 쉽게 꺾을 수 있어도 세개를 한 번에 꺾기는 힘들다던 어느 고사처럼, 뭉치면 더 강해지는 한국의 힘을 증명한 팀추월의 '희망의 레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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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