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사람을 가장 잘 표현하는 도구 중 하나다. 모든 사람은 외모가 다르고 성격도 다르듯 말도 다 다르다. 자주 사용하는 어휘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고, 속도, 억양, 목소리 등 어느 하나라도 똑같은 사람은 없다. 따라서 말은 그 사람의 특징을 잘 알게 해주는 요소다.
두산 베어스의 송일수 감독 역시 자신의 말을 통해 자신의 특징을 조금씩 표현하고 있다. 현역 시절 스타였던 다른 팀 감독들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송 감독의 야구 스타일은 스프링캠프에서 나오는 말을 통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는 중이다.
우선 경기 내적으로는 기본기를 갖춘 수비 지향적 야구가 연상된다. 송 감독은 지난 11일 “캠프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가면 시범경기에 들어가게 되는데,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타격보다는 수비가 좋은 팀, 거기다가 투수력이 더해져서 실점을 줄일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는 팀이 된다면 상당히 만족스러울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21일에 일본 실업팀인 오사카 가스와의 연습경기에서 3-5로 패한 뒤에도 송 감독은 “우연한 승리는 있어도 우연한 패배는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 경기였다”며 인상 깊은 말을 남겼다. 이날 실책과 볼넷이 많았던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 한 마디를 통해서도 송 감독이 가진 야구관의 일부분을 엿볼 수 있다. 송 감독의 말은 행운이 승리를 가져다 줄 수는 있어도 불운만으로 패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패배의 원인을 외부 요인으로 돌리지 않으면서 선수들로 하여금 자기 성찰을 하게끔 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외에도 송 감독은 현재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팀의 스프링캠프에서 특정 선수들의 기술적인 면을 언급하며 꼼꼼히 지도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야구를 일본에서 배웠고, 스카우트 경험이 있는 만큼 특유의 날카로운 눈으로 선수들을 바꿔줄 것을 팀에서는 바라고 있다.
아직 시범경기조차 시작되지 않은 만큼 전임 김진욱 감독과 대비되는 송일수 감독의 두산이 어떤 스타일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 그러나 많지는 않아도 핵심을 지적하는 말 만큼은 송 감독의 두산이 보여줄 야구를 기대케 하고 있다. 앞으로 송 감독이 어떤 말들을 할지, 그리고 그 말에 따라 두산이 어떻게 변해갈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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