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시각까지 잠 못 들게 만들었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24일(한국 시각) 막을 내린다. 러시아 소치와의 시차로 인해 주요 경기가 자정을 넘긴 시각에 이뤄졌지만 안방극장의 관심은 여전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소치에서 활약하는 태극전사들의 경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졸였다가 환희에 빠지게 했다가 안타까움에 고개를 떨구게 했다.
# 이상화의 금메달, 강호동은 울었다
강호동은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특별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그가 진행 중인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 촬영의 일환으로 소치에 입성한 그는 한달여 동안 준비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에 대한 격렬한 응원과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를 콕콕 집어서 질문하는 시청자 친화형 해설을 했다. ‘국민 MC’ 강호동이 해설위원으로 나선 것은 KBS 해설의 신의 한 수라고 불릴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상화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자 눈물을 흘리며 감격해하는 모습이 ‘우리동네 예체능’ 방송을 통해 공개되며 안방극장을 울컥하게 했다.

# 프리랜서 김성주, 국민 캐스터 되다
MBC 아나운서 출신 프리랜서 방송인 김성주는 이번 올림픽에서 MBC 캐스터 자격으로 맹활약했다. 그는 보통 지상파 3사가 자사 아나운서를 캐스터로 활용하는 관례를 깨며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했다.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의 출전으로 관심을 받은 스피드스케이팅은 물론이고 김연아로 관심을 끌었던 여자 피겨 스케이팅까지 주요 종목의 중계를 책임졌다. 김성주는 친근하고 안정적인 중계로 강호동과의 시청률 대결에서도 웃었다. 무엇보다도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올림픽 6회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이규혁을 응원하며 캐스터 생활 처음으로 눈물을 보인 일화는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김성주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고조시키는데 그 어떤 캐스터보다 두각을 드러내며 올림픽 캐스터 중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 “여왕의 마지막 무대였습니다”
지난 8년간 김연아의 경기를 도맡아서 진행한 배기완 SBS 아나운서의 말 한마디는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배기완은 김연아의 프리 스케이팅 경기 직후 “여왕의 마지막 무대였습니다. 우리에게 행복을 줘서 고마웠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연아의 어린 시절부터 마지막 올림픽 무대까지 함께 한 배기완의 찬사는 무거운 짐을 지고 경기에 임한 김연아를 위로했고 그를 지켜본 시청자들의 가슴을 후벼팠다. 배기완은 심사위원단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김연아가 은메달에 머물러도 애써 침착하게 진행을 이어가며 왜 SBS가 ‘피겨 명가’라고 불리는지를 스스로 증명했다.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심판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김연아를 오랫동안 지켜본 캐스터로서의 안타까움을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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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트위터,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