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력 하나는 진짜였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부산 KT는 오후 4시 부산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라운드에서 선두 울산 모비스에게 62-84로 대패를 당했다. KT(25승 24패)는 전자랜드와 공동 4위가 됐다. 36승 13패의 모비스는 2위 LG(35승 14패)와의 승차를 한 경기로 벌리며 선두를 고수했다.
전창진 KT 감독은 랜스 골번을 대신할 선수로 후안 파틸로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 KGC에서 활약했던 그는 평균 18.3점으로 득점순위 5위에 올랐다. 엄청난 탄력을 바탕으로 한 덩크슛과 점프슛이 특기다. 하지만 자기 득점만 챙기는 나홀로 플레이로 빈축을 사는 피곤한 스타일이다. 시즌 초반 KGC가 그를 대체로 영입하려 했을 때 파틸로는 뒷돈까지 요구해 물의를 일으켰다.

전창진 감독은 외국선수를 다루는데 일가견이 있다. 마찰도 잦지만 그만큼 외국선수를 쥐락펴락하는 감독도 없는 것이 사실. 전 감독은 “파틸로의 장점을 팀에 녹아들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1쿼터 중반 처음 등장한 후안 파틸로는 전태풍의 패스를 받아 덩크슛으로 첫 득점을 신고했다. 이어진 공격에서 다시 전태풍의 패스를 받은 파틸로는 점프슛으로 연속득점을 올렸다. 파틸로는 수비리바운드까지 잡아 전태풍에게 건네줬다. 이어진 공격에서 파틸로는 다시 한 번 점프슛을 넣고 자유투를 꽂아 연속 7점을 뽑았다. KT는 16-11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효과는 잠깐이었다. 파틸로의 장단점은 이미 지난 시즌 분석이 끝난 상태. 유재학 감독은 순발력이 떨어지는 로드 벤슨을 빼고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투입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몸싸움과 높이에서 뒤지는 파틸로는 라틀리프에게 연속득점을 허용했다.
파틸로는 2~3쿼터에 침묵했다. 4쿼터 다시 7점을 보탰지만 이미 승부가 넘어간 뒤였다. 그는 복귀전에서 14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6개를 던진 야투는 6개만 꽂혔다. 반면 라틀리프(21점, 8리바운드)와 벤슨(15점, 12리바운드)은 효과적으로 골밑을 점령했다.
최근 조성민의 체력이 떨어진 KT는 득점해줄 선수가 없다. 파틸로의 득점력은 분명 팀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전태풍과의 호흡도 첫 경기치고 괜찮은 편이었다. 반면 수비력이 떨어지고 높이가 낮은 파틸로의 한계도 명확하다. KT가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려면 남은 정규시즌에 ‘파틸로 길들이기’를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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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