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도 아닌 백업자리의 경쟁률이 4:1이다. 젊고 가능성 있는 포수들이 '포수왕국‘ 두산 베어스 안방의 미래를 놓고 다툰다.
당초 어깨 수술과 재활로 시즌 초 출장이 힘든 최재훈이 돌아오기 전까지 주전포수 양의지의 백업 자리는 3:1의 경쟁 체제였다. 우선 힘 하나는 타고난 라인드라이브 히터 김재환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타격 능력에서 압도적으로 앞선다. 수비력은 물음표지만, 우투좌타로 두산에서도 포수 마스크를 쓰려 노력했다가 나중에는 타격에 집중해 성과를 냈던 이성열(넥센 히어로즈)의 모습도 떠올리게 한다.
윤도경은 강한 어깨와 배팅 파워가 돋보였다. 경찰청 유니폼을 입고 있던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는 단 69타수밖에 들어서지 않았지만 7개의 홈런을 때려 장타율이 .594에 달했다. 고졸 2년차인 장승현의 경우 경험은 부족하나 포수의 피가 흐르는 선수다. 장광호 LG 배터리코치의 아들인 장승현은 포수의 아들답게 포수로서의 기본기가 장점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신예 김응민까지 가세했다. 김응민은 대만 가오슝에서 진행 중인 2군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의 눈에 띄어 22일 저녁 귀국했고, 곧바로 23일 오후 항공편을 통해 미야자키로 왔다. 올해 2군 전지훈련에서 1군의 부름을 받은 것은 사이드암 이정호에 이은 팀 내 2번째로, 김응민은 24일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김응민은 어깨를 제외한 포수 본연의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타격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백업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기에 김응민에게도 기회는 충분히 있다. 2010년 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지난해 정식선수로 전환됐을 만큼 성실성은 이미 인정받았다.
사실 지금 이런 경쟁 구도가 펼쳐지기 전에는 과거 포수왕국이던 두산의 미래가 어둡다는 전망도 많았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직후를 생각하면 최재훈은 수술을 앞두고 있었고 양의지는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 시달렸으며 박세혁은 입대 예정이었다. 자칫하면 1군 포수 2명 모두가 새 얼굴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개막이 1달 여 앞으로 다가온 현재, 두산의 홈 플레이트는 최재훈의 이른 복귀를 계산하지 않더라도 허약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양의지의 허리 상태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긍정적인 소식이 가장 큰 위안이 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주전을 꿰차며 최소 114경기 이상 출장했던 양의지가 올해도 마찬가지로 100경기 이상 마스크를 써준다면, 두산 안방에는 균열이 없다. 그리고 넷 중 살아남는 1명과 추격하는 나머지 셋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가운데 최재훈까지 돌아온다면 9개 구단 최고의 포수진이 구축된다. 일단 어느덧 경쟁률이 4:1까지 치솟은 백업 포수 자리 다툼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지켜보는 것이 가장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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