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들었다 놨다’ 김C, 연기 생초보의 메소드 연기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02.24 07: 12

느릿한 말투에 심드렁한 표정. 조금만 무리해도 골골대는 병악한 남자주인공은 리얼버라이어트를 통해 만난 현실의 김C와 다를 바 없었다. 연기인 듯 연기 아닌 연기를 한 김C. 연기 생초보 김C의 생활밀착형 연기는 가히 메소드 연기(극 중 인물과 동일시를 통한 극사실주의적 연기 스타일을 지칭하는 용어)라고 칭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김C는 23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스페셜 단막 2014의 세 번째 작품 ‘들었다 놨다’(극본 유미경, 연출 이정섭)에서 마음 한켠 ‘고독’이 자리 잡은 불혹의 노총각 남궁상으로 열연, 자기중심적이던 인물이 누군가를 만나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남궁상은 본인의 이상한 결벽증을 강요하는 찌질하기까지 한 마흔 목전의 노총각 부장. 성이 남궁이고 이름이 상이지만, 괜찮은 척 스스로를 위로하며 사는 독신남 생활은 그야말로 지지리 궁상스러웠다.

그러던 중 남궁상은 나이 어린 부하직원 유진아(신소율 분)의 태도에 착각의 늪에 빠졌다. 커피를 건넨 진아의 태도에 자신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착각해 커피동호회까지 따라들며 그녀와의 로맨스를 꿈꾼 것. 그러나 나이는 속일 수 없었다. 이은홍(우희진 분)에게 빠져달라고 부탁해 진아와 단 둘이 찾은 놀이동산에서 남궁상은 자신의 체력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남궁상은 결국 진아 앞에서 방귀까지 뀌며 나이가 로맨스를 못 따라가는 웃픈 현실을 리얼하게 보여줬다. 그는 “나이를 먹으면 방귀가 샌다더니 진짜다”고 독백, 능청스럽게 의자 핑계를 대며 위기를 모면하려 했지만 달아오른 얼굴은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앟아 남궁상이 꿈꾼 유진아와의 로맨스는 동상이몽으로 끝났다. 진아에게는 진짜 연인이 있었던 것. 진아의 아버지에게 따귀를 맞은 후에야 현실은 직시한 남궁상은 괜히 은홍에게 화풀이하며 자신의 비참한 모습을 돌이켜봤다. 하지만 은홍은 남궁상의 짜증도 모두 받아주며 성숙한 어른의 매력의 뿜어냈다.
이를 계기로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게 된 남궁상과 유진아. 만취 동침 이후 아슬아슬하게 이어졌던 두 사람의 감정선은 결국 포옹으로 정점을 찍으며 가슴 떨리는 마흔의 로맨스를 완성했다. 김C는 이를 “영원히 못 찾을 거라고 생각했던 퍼즐 한 조각을 찾았다. 천개의 조각 중 단 하나일 뿐인데 그 한 조각이 모든 것을 달라지게 했다”라는 담백한 내레이션으로 여운을 남겼다.
한편 '들었다 놨다'는 깊어지는 고독 때문에 현실에서는 더욱 뻔뻔해지고야 마는 두 남녀를 통해 40대 싱글들의 심리와 삶을 솔직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김C의 첫 드라마 주인공 데뷔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C는 맞춤옷을 입은 듯 편안한 연기를 보여주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minhee@osen.co.kr
'들었다 놨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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