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이범호 그림자를 지울 것인가.
한화 내야수 김회성(29)이 실전경기에서도 예사롭지 않은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청에서 2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회성은 눈에 띄게 향상된 기량으로 존재감을 어필하더니 스프링캠프 실전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터뜨리고 있다. 한화의 오랜 3루수 고민을 해결할 기세. 이제야 이범호 그림자를 지울 기회가 왔다.
2000년대 중후반 한화는 3루수 걱정이 없는 팀이었다. 이범호(KIA)라는 장타력과 수비 좋은 3루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화 시절 이범호는 좀처럼 부상도 없는 금강불괴였다. 2009년까지 이범호는 한화의 3루를 든든히 지켰고, 2010년 일본으로 진출하며 팀을 떠났다. 그때부터 한화의 3루수 고민이 시작됐다.

2010년 한화는 송광민을 포스트 이범호로 낙점했고, 기대대로 성장세를 이어가던 중이었다. 그러나 시즌 중반 갑작스럽게 날아온 영장으로 인해 군입대했고, 한화는 부랴부랴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던 손지환으로 땜질해야 했다. 2011년에는 시즌 전 이범호 복귀를 추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KIA 이적을 지켜봐야 했다.
2010년 주전 2루수로 활약한 정원석이 2011년 주전 3루수로 포지션 전환을 시도했으나 시즌 초반 실책 남발로 무너지며 이마저 수포로 돌아갔다. 시즌 중반부터 이여상이 새로운 3루수로 등장, 2012년 기대감을 높였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해에도 시즌 중반부터 오선진이 새롭게 3루수 자리를 꿰찼다.
오선진도 2013년 풀타임 주전 3루수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며 후반기부터 이대수가 유격수에서 3루수로 전환했다. 이범호가 떠난 뒤로 4년간 한 번도 풀타임 주전 3루수가 없었던 것이다. 안정된 수비와 함께 공격력에서 힘을 보태야 할 3루 포지션의 침체는 한화의 아킬레스건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4년 총액 20억원에 FA 재계약한 이대수가 버티고 있고, 김회성이 급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김회성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러진 5차례 연습경기에서 17타수 6안타 타율 3할5푼3리 2홈런 3타점으로 맹타를 치고 있다. 2루타 2개 포함 안타 6개 중 4개가 장타인 게 돋보인다.
기대한 수비에서 아쉬움도 있지만 공격에서 기대감을 점점 높여가고 있다. 코칭스태프의 칭찬과 기대가 괜한 게 아님을 증명 중이다. 이대수와 선의의 경쟁으로 3루 포지션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김회성은 "1군에서 보여준 것도 없는데 대수형과 비교되는 게 부끄럽다"면서도 "지금 아니면 더 이상 이런 좋은 기회가 없을 듯하다.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한화에 오랜 시간 짙어져있던 이범호 그림자. 김회성이 새로운 3루수로 그림자를 걷어낼 수 있을까. 기대감이 차츰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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