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전으로 올해 첫 실전등판한 류현진(27)이 순조롭게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류현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렌치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청팀 소속으로 선발 등판, 2이닝 4피안타(2피홈런) 3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33개였고 2이닝을 던졌다.
1회초 공이 다소 높게 몰리며 디 고든, 핸리 라미레스, 후안 유리베 등에게 장타를 허용, 3실점했지만 2회초에는 안정감을 보였다. 직구 위주로 투구했고 호흡을 맞춘 A.J. 엘리스의 사인에 따라 간간히 커브, 슬라이더 등의 변화구를 섞었다.

등판을 마친 후 류현진은 “첫 실전인데 이정도면 좋은 편이다. 한국에서 하는 청백전은 진지하지만, 여기서는 이벤트 같은 분위기였다. 결과보다는 오늘 상태가 괜찮았기에 만족한다”고 웃었다.
엘리스 또한 류현진과 올해 처음으로 배터리를 이룬 것을 두고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다. 오늘 첫 실전투구를 했는데 좋았다”며 “첫 실전이다 보니 직구에 초점을 맞추고 경기를 운용했다. 확실히 첫 이닝보다 두 번째 이닝이 더 좋았다”고 흡족해했다.
이날 실전등판으로 류현진은 다저스 투수 중 가장 빠르게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청백전 전까지 총 5회 불펜피칭에 임했고, 앞으로는 4일 휴식 후 투구로 2014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류현진의 첫 시범경기 등판은 오는 3월 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다저스는 오는 3월 24일부터 호주에서 열리는 애리조나와 개막 2연전 선발투수를 정하지 않았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이 류현진을 비롯해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댄 하렌까지 선발투수 4명을 후보로 올려놓기만 한 상태다. 하지만 류현진이 유독 빠르게 페이스를 올리고 있음을 감안하면, 지난해에 이어 개막시리즈에 등판할 확률은 상당히 높다.
일단 다저스는 구단 자체적으로 4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커쇼에게 ‘보호령’을 내렸다. 커쇼가 호주 개막전에 등판할 경우, 커쇼는 시즌 초반 6경기 중 3경기에 등판할 수 있다. 보호령이 발효되면, 커쇼는 호주 개막시리즈를 거르고 미국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
두 번째 선발투수 잭 그레인키도 물음표다. 그레인키는 ESPN과 인터뷰서 호주서 선발 등판하는 것에 대해 “분명 신날 것이 전혀 없다. 그게 신날 이유를 하나도 생각해낼 수 없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다소 예민한 성격의 그레인키는 스프링 트레이닝 초반 “태어나서 한 번도 10시간 이상 비행한 적이 없다. 호주 개막전에 등판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나간다고 해도 길게 던지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류현진은 그레인키와 반대다. 류현진은 호주서 시즌을 맞이하는 것에 대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청백전 후 류현진은 “호주서 던져도 괜찮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고속 페이스로 시즌을 준비하는 만큼, 호주 개막시리즈 등판을 의식하고 있는 듯했다.
한편 류현진은 이번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슬라이더, 커브를 집중적으로 가다듬고 있다. 불펜투구시 두 변화구의 각도를 크게 하기위해 홈플레이트 앞에서 떨어뜨리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실제로 류현진은 지난해 후반기,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전반기보다 나은 투구를 했다. 변화구 향상을 주요 과제로 꼽았던 매팅리 감독 또한 “류현진의 변화구가 시간이 흐르면서 날더 좋아졌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014시즌 류현진의 커브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에 이은 세 번째 결정구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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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데일(애리조나)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