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식, 초심과 함께 두 번째 발걸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2.24 06: 59

“그렇게 보였어요? 정말 세게 던졌는데”
백인식은 “살살 던지는 것 같아 보였다”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반문했다. 오히려 “정말 세게 던졌다. 몸도 열심히 풀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백인식은 지난 22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 6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나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두 김하성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나머지 세 타자를 범타로 요리하며 1이닝을 책임졌다. 자신의 오키나와 연습경기 첫 등판을 비교적 무난하게 마무리했다.
보통 이맘때 투수들은 전력을 다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여전히 몸 상태와 구위를 끌어올리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인식은 스스로 말하듯 현재 상태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를 냈다. 어찌 보면 다소 의아한 일이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해 19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3.55로 좋은 활약을 보였던 백인식이다. SK의 5선발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조금은 여유를 부릴 만도 하다. 하지만 백인식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직은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기도 하다. 백인식은 지난해까지 팀의 1·2차 전지훈련을 모두 참여한 적이 없다. 백인식도 “낯설다”라고 웃는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스스로 느끼는 긴장감이다. 백인식은 5선발 후보로 앞서나간다는 말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경쟁이 치열하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아직은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없다. 내 목표는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것”이라는 말도 이어진다.
팀 내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백인식의 자리를 노리는 선수들이 많다. 그렇지만 이런 발언의 주된 배경에는 초심을 유지하고자 하는 백인식의 마음가짐이 있다. 백인식은 “지난해는 어느 정도 성적이 났지만 2년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상대 경험이 많지 않은 팀들도 있다”라고 차근차근 설명했다. 실제 백인식은 지난해 삼성전에는 한 차례도 등판하지 않았다. 한화(6회), LG(4회) 등판이 전체의 50%를 넘겼다.
백인식은 이런 시선을 모두 딛고 올해는 ‘검증된 투수’라는 꼬리표를 노린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막 엔트리에 들어야 하고,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해야 한다. 백인식이 벌써부터 전력을 다해 공을 던지는 이유다. 몸 상태도 나쁘지 않다. 플로리다 캠프에서 허리가 조금 좋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회복이 됐다. 백인식은 “마무리캠프에서는 괜찮았다. 시즌이 계속 이어졌으면 할 정도였다. 그런데 플로리다 캠프에서 좋지 않았다. 지금은 이를 끌어올리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마음가짐, 몸 상태와 함께 기술도 가다듬고 있다. 옆구리 유형의 투수들은 보통 좌타자에 약하지만 백인식은 이런 통념을 비웃었다. 지난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2할1푼6리에 불과했다. 강력한 위력을 자랑한 체인지업 덕분이었다. 그러나 우타자에게는 피안타율이 2할7푼6리로 약했다. 백인식도 “나중에 기록을 보고 그 차이에 깜짝 놀랐다”라고 할 정도다. 그래서 포크볼을 더 예리하게 가다듬고 있다. 우타자용 구종이다. 첫 번째 발걸음을 내딛은 백인식이 이렇게 두 번째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SK는 그 보폭이 첫 번째보다는 더 넓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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