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J리그 명문 세레소 오사카를 상대로 올 시즌 첫 발을 뗀다.
포항은 25일 오후 7시 반 포항 스틸야드서 열리는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1차전서 세레소와 맞붙는다. 중요한 첫 판이다. 올 시즌 발걸음을 떼는 경기인 만큼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아야 하는 한 판이다.
ACL 통산 3회 우승에 빛나는 포항은 지난 2009년 이후 아시아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2년과 2013년 연속 ACL 조별리그에 나섰지만 얇은 스쿼드의 한계에 부딪히며 16강에 초대받지 못했다.

3번째 도전이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상대는 세계적인 공격수 디에고 포를란이 버티고 있는 세레소다. 과거 황선홍 포항 감독이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전성기를 보냈던 친정팀이기도 해 여러모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포항으로선 허정무호의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전의 아픔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당시 한국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 등 만만치 않은 조를 뚫고 16강에 올랐다. 박지성 이청용 박주영 등 주축 선수들이 전성기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을 때라 16강 이상의 성적을 꿈꿨던 무대다.
하지만 16강전서 우루과이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회 골든볼(최우수선수상, 5골 1도움)에 빛나는 포를란과 유럽 최고의 공격수인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의 득점력을 제어했지만 당시 23살의 공격수였던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에게 일격을 당했다. 수아레스는 전반 8분과 후반 35분 연속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8강 꿈을 가로막았다.
포항이 되새겨야 할 부분이다. 세레소는 올 시즌을 앞두고 포를란을 깜짝 영입했다. 월드컵 최우수선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2회 수상에 빛나는 월드클래스 공격수다. 지금은 전성기가 다소 지났다곤 하더라도 여전히 무서운 카드임엔 분명하다. 포를란은 최근까지 경미한 부상을 안고 있었기에 선발 출전보다는 후반 출격이 예상되고 있다.
포를란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사이 다른 선수에게 일격을 맞을 수 있다. 특히 카키타니 요이치로를 조심해야 한다. 일본 축구대표팀의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카키타니는 지난 시즌 J리그서 21골을 기록했을 정도로 득점력이 좋다.
황선홍 감독도 사전 기자회견서 경계 대상으로 포를란과 카키타니를 주저없이 꼽았을 정도로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선수들이 얼마나 미드필드와 수비 간격을 좁히고 협력 수비를 해줄 수 있느냐다.
포항은 지난 시즌 순수 국내파로 K리그와 FA컵 정상을 차지하며 더블의 금자탑을 쌓았다. 하지만 또다시 기적을 바라야 하는 처지다. 올 시즌도 외국인 공격수 영입은 없었다. 신토불이 축구로 두 번째 기적에 도전한다.
시작이 반이라 했다. 흥미진진한 무대의 막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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