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58cm에 몸무게 33kg. 마른 몸매로 인한 세상의 편견에 상처받은 고민녀가 시선을 끌었다. 또한 170cm에 82kg인 MC 이영자도 주변에서 내뱉는 막말에 상처받는 모습이 생생하게 전달되면서, 고민녀의 사연에 힘을 실었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는 마른 몸매 때문에 취업 조차 쉽지 않은 26세 여성이 등장했다. 그는 입고 있던 옷을 벗고 앙상한 다리와 팔을 공개해 관객의 놀라움 섞인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그는 "한 끼에 밥 1공기 반에서 2공기 정도 먹고, 간식도 많이 먹는다. 새벽에 깨서는 라면에 밥까지 먹는다"며 "40kg만 돼도 좋은데, 살이 정말 안 찐다"는 고충을 전했다.
고민녀는 살이 찌기 위해 개사료를 먹어봤다고 말했다. 고민녀는 개사료를 먹으면 살이 찐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 고민녀는 마른 자신의 몸 때문에 모르는 남자에게는 "때리면 부러질 것 같다. 때려볼까"라는 말을 듣거나, "뼈다귀"라는 놀림을 수도 없이 받아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고민녀를 향한 주위의 놀림과 폭언은 풍만한 몸매의 이영자도 기습적으로 당하면서 당사자의 고통을 생생하게 알게 했다. 고민녀와 대비되는 몸매인 이영자는 '개사료를 먹었다'는 고민녀의 말이 끝나자 게스트 홍경인이 던진 "개사료 드세요?"라는 멘트에 적잖이 당황한 것.
물론 이는 예능 욕심이 있던 홍경인의 무리수였고 급하게 사과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또 풍만한 몸매로 웃음을 선사하던 이영자가 그에게 한 방 먹이고, 신동엽이 가세해 웃음으로 마무리됐지만, 외모가 평균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무방비로 노출된 무심한 폭언의 위력은 관객의 굳은 표정을 통해 그 심각성을 알게 했다.
고민녀는 "취직을 하고 싶은데, 면접관들이 '이렇게 말라서 일이나 하겠느냐'고 한다"며 "어떤 곳이든 들어가서 일하고 싶다. 힘도 세다"고 자신을 어필하면서 관객에게 응원을 얻고 돌아갔다. 이날 게스트 홍경인의 이영자를 향한 말실수는 33kg인 고민녀의 고민을 더욱 실감나게 전달하며, 무심코 던진 돌에도 개구리는 맞아 죽을 수 있는 언어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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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