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확 바뀐 서울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무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다.
서울은 2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센트럴코스트 마리너스(호주)와 2014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조별리그 F조 1차전 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 서울이 치르는 홈 첫 경기이자, 확 바뀐 서울의 변화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첫 번째 경기다.
서울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공격과 중원의 핵이었던 데얀, 하대성이 이적하면서 큰 변화를 겪었다. 서울 수비의 든든한 한 축이었던 베테랑 아디도 은퇴해 전체적으로 변화가 일었다. 최용수 감독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선수단을 재편해야하는 상황을 맞았고, 괌과 가고시마 전지훈련을 거쳐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지훈련을 통해 알려진 바로는 서울은 기존의 4-2-3-1 대신 3-4-3과 3-5-2 포메이션을 가동한다. 최 감독이 꾸준히 시험해왔던 스리백이 올 시즌 서울의 비장의 카드가 될 요량이다. 김진규가 중앙에, 김주영과 오스마르가 좌우를 지킬 예정이다. 데얀의 공백으로 인해 기존의 원톱 대신 윤일록-김현성-에스쿠데로를 배치해 공격력을 강화하거나, 하파엘 코스타와 에스쿠데로가 투톱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센트럴코스트전은 전지훈련에서 구축한 서울의 이 시스템을 첫 공식경기에서 실험해 볼 좋은 기회다. 물론 첫 경기에서 100%의 효과를 발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점은 최 감독도 잘 알고 있다. 최 감독은 전날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았다. 4주만 더 주어졌다면, 하는 생각도 했다"며 촉박한 시간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동시에 최 감독은 팀에 찾아온 변화의 시간을 인정하고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화려했던 시간들은 접어둘 필요가 있다. 3년 전, 2011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있던 그 때로 돌아와야한다"며 채찍질한 최 감독은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높다며 팀이 하루하루 좋아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요구하는 전술 전략의 반 이상만 해줘도 충분히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최 감독의 말에서는 새 작품을 선보이는 예술가의 심정과도 비슷한, 독특한 기대감이 느껴졌다.

바뀐 서울의 첫 상대 센트럴코스트는 결코 쉬운 팀이 아니다. 2012-2013시즌 호주 A리그 그랜드 파이널 우승팀이자 ACL 단골 진출팀으로 K리그 팀들 사이에서는 익숙한 팀이다. 특히 올 시즌 김승용(29)을 영입해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과 우승에 대한 열망을 적극적으로 내비쳤다.
필 모스 센트럴코스트 감독은 "서울전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충분히 많은 연구를 했다. 에스쿠데로가 위협적이지만 우리도 그를 막을 수 있는 자원이 있다. 수비를 단단히 하고 점유율을 높이며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서울을 공략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보였고, 김승용 역시 "도전자 입장이지만 경기는 이기러 왔다.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확 바뀐 서울의 변화, 그리고 '도전자의 입장'에 선 김승용을 품은 센트럴코스트. 한치의 양보도 없을 이들의 격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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