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인정한 민병헌, 두산 외야 든든한 축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2.25 08: 06

민병헌(두산 베어스)은 프로 입단 후 최고의 활약을 지난 시즌에 펼쳤다. 지난해 민병헌은 119경기에서 타율 .319, 9홈런 27도루로 맹활약했다. 홈런은 한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이었고, 27개의 도루는 2007년 30도루 이후 가장 많은 것이었다.
규정타석을 넘기며 3할 타율을 달성했고, 홈런까지 두 자릿수에 육박했던 민병헌은 올해도 좋은 활약을 기대케 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2년차 징크스’에도 대비해야 한다. 2006년에 입단해 프로 생활은 익숙하지만, 어느 선수든 가장 잘 했던 시즌 뒤에는 항상 ‘2년차 징크스’와 같은 현상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그렇지만 팀의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민병헌의 모습을 보면 그런 우려를 갖기가 힘들다. 민병헌은 24일 히로시마 도요 카프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도 불붙은 타격감을 뽐냈다. 1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민병헌은 2루타 1개 포함 3타수 2안타 2볼넷으로 맹활약했다. 또한 팀이 4득점한 7회초에는 도루까지 시도해 성공시켰다.

상대한 투수들이 일본 팀의 2군 투수라는 점을 감안해도 민병헌의 타격감은 확실히 날카로웠다. 특히 2회초 좌측 담장을 맞힌 2루타는 완벽한 타이밍에 때린 타구였고, 상대 투수가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나는 공을 던질 때는 섣불리 말려들지 않으며 볼넷도 2차례나 얻어 출루했다.
이에 상대 코칭스태프도 민병헌을 주목했다. 두산의 송일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경기 후에 상대 코칭스태프와 만났는데, 립 서비스인지는 모르지만 민병헌은 일본에 와도 통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묻지도 않은 말에 먼저 말을 꺼냈을 정도로 일본에서도 민병헌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올해 두산이 민병헌에게 걸고 있는 기대치는 골든글러브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워만 조금 더 키우면 리그 최고 수준의 5툴 플레이어라는 평가가 있을 만큼 민병헌은 다재다능하다. 외야 주전 경쟁은 아직도 치열하지만,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를 꼽자면 김현수 다음으로 민병헌의 이름이 나온다.
당초 김현수-정수빈-민병헌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던 두산의 주전 외야수 경쟁에서 박건우가 떠오르고 있지만, 민병헌의 자리는 굳건하다. 24일 경기에 교체 출전한 박건우가 팀의 유일한 홈런이었던 솔로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타격감을 과시했지만, 민병헌의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타선의 어느 위치에서든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만능열쇠라는 점은 민병헌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1~2번에 기용될 확률이 높지만, 김현수가 없다면 3번으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정도로 민병헌의 비중은 커졌다.
이종욱과 임재철이 떠나며 부동의 주전과 튼실한 백업을 동시에 잃었지만, 두산이 외야를 바라보며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민병헌이 있기 때문이다. 박건우와 장민석의 위협 속에서도 주전 우익수 자리를 지키며 지난 시즌에 비해 더 발전하려는 민병헌의 노력은 두산 외야 전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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