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 벌벌 떨던 예전의 무늬만 황제가 아니었다. ‘기황후’ 지창욱이 날이 갈수록 늠름한 황제의 모습으로 변모하며 극에 더 큰 활력을 주고 있다.
지난 24일 방송된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에서는 대승상 연철(전국환 분)로부터 옥쇄를 되찾아 친정권을 회복하는 데 실패하는 황제 타환(지창욱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난 방송에서 연철은 신하들의 신임을 얻은 타환이 옥쇄와 친정권을 회복하려고 하자, 일부 행성주에게 누명을 씌워 살해를 하는 등 횡포를 부렸다.

친정권을 되찾기 위해 쿠릴타이 회의에 참석한 타환은 자리에 모여있는 행성주들에게 “나는 지금 그대들에게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황제의 깜냥이 안 되는 사람이다. 어리석고 무능하며 겁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대들의 생각과 백성들의 고충에는 관심 없는 한심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허나 난 더 이상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황제가 되고 싶지 않다. 대승상이 무서워 도망치고도 싶지 않다. 해서 염치없지만 그대들에게 충성을 바랄 것이다. 내게 기회를 준다면 더 이상 허비하지 않겠다. 그러니 이 사람을 한번만 믿어달라”라고 황제다운 모습으로 열변을 토했다.
결과적으로 연철의 협박을 받은 행성주들은 백안 장군(김영호 분)을 제외하고는 쿠릴타이 회의에서 황제의 편에 서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은 연철이 떠나자 타환의 밑으로 모여들어 용서를 구했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본 기승냥은 좌절에 빠진 타환에게 “사람을 얻은 자가 천하를 얻는다고 했습니다”라고 말하며 힘을 줬다.
그간 타환은 연철 앞에서 싸워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연약한 황제였다. 애초에 그가 황제의 자리에 올라선 것도 연철에게 목숨을 구걸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고, 연철의 눈에도 까막눈에 겁 많은 황제가 자신에게 큰 위협이 되는 자로 자랄 리 만무했다.
그러나 사랑이 타환을 바꿨다. 기승냥을 사랑하는 타환은 연철 일가에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기승냥에게 힘이 돼주고자 했다. 뿐만 아니라 그 자신에게도 연철을 이겨내야 하는 목적과 이유는 분명했다. 기승냥의 도움으로 포기했던 진짜 황제로서의 삶을 되찾고 있는 타환은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했던 자신의 사랑, 기승냥에 대해서도 조금씩 더 남자다운 박력있는 모습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날 방송 말미 타환은 기승냥에게 "언제까지 나를 외롭게 할 것이냐. 언제까지 내외를 할 것이냔 말이다. 너를 원한다"라고 말하며 그를 품에 안았다. 두 사람의 본격적인 합궁이 예고된 것. 진짜 황제로 변모하고 있는 타환의 변화상, 그 끝이 기대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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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