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2, 한신)의 공식경기 첫 등판에 일본 언론도 북적였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오승환을 향해있었다. 뜨거운 취재 열기로 한신의 새 소방수에 대한 관심을 대변했다.
오승환은 25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열릴 LG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했다. 2-6으로 뒤진 9회 팀의 마지막 투수로 나서 1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투구수는 11개였고 최고 구속은 전광판상으로 155㎞에 이르렀다. 전광판 구속이 다소 후한 감이 있었지만 어쨌든 현 시점에서는 던질 수 있는 가장 좋은 공을 보여줬다고 해도 큰 무리는 없었다.
오승환도 어느 정도는 만족감을 표시했다. 오승환은 “현 시점에서 구속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전광판이 이상한 것 같다”라고 살짝 웃었다. 대신 투구 밸런스가 좋았다는 데 의의를 뒀다. 오승환은 등판 전날이었던 24일 “결과보다는 밸런스와 몸 상태를 확인하겠다”라고 했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밸런스가 비교적 괜찮았다는 것이 자신의 생각이다. 오승환의 경기 후 표정이 밝았던 이유였다.

오승환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오승환의 이날 등판은 일찌감치 예고되어 있었다. 때문에 많은 일본 언론 관계자들과 팬들이 기노자 구장을 찾아 오승환의 모든 것을 눈에 담았다. 경기 후 인터뷰도 오승환에 집중됐다. 이날 등판한 ‘에이스’ 노미를 비롯, 메신저, 후지나미 등 특급 스타들이 적지 않았으나 많은 취재진이 오승환을 둘러싸고 질문 공세를 던졌다.
인터뷰는 방송, 신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많은 방송용 카메라가 돌아가는 가운데 플래시 세례가 이어졌다. 오승환의 이미지가 ‘돌부처’이기 때문에 살며시 미소라도 짓는 순간에는 플래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경우도 있었다. 오승환도 성실하고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며 취재에 임했다.
말투는 가벼웠다. 많은 언론들이 오승환을 주목하고 있지만 그리 긴장하지는 않은 듯 했다. 오승환은 “현재 몸 상태가 어느 정도이냐”라는 한 일본 기자의 질문에 “200%다”라고 농담을 던져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오승환은 이후 별도로 가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거의 매일 인터뷰를 하고 비슷한 질문이 많아 농담을 던져봤다”라고 웃었다.
한편 오승환은 이날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날 LG는 캠프 참관단이 단체 응원을 펼쳤다. 8회까지는 LG 선수들의 이름을 목청껏 연호했다. 그러나 오승환이 9회 마운드에 오르자 ‘적군’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일본 팬들은 놀라운 듯 그 광경을 지켜봤다. 이에 대해 오승환은 “마운드에 섰을 때 응원소리가 다 들렸다. 그 응원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힘이 난 것 같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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