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거둔 승리보다 오늘 1승이 정말 깊이 와닿는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 F조 1차전 센트럴코스트와 경기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1승(승점 3)을 기록하며 F조 1위로 기분 좋게 출발하게 됐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거두는 1승은 느낌이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던 최 감독이지만 첫 승에 들뜬 기색은 없었다. 최 감독은 "준비한 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한 것 같다. 1-0, 2-0 상황에서 선수들이 냉정함을 잃고 실점 기회를 줬다. 그런 부분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며 "올 시즌 홈에서 좋은 스타트를 했지만 이제 시작일뿐이다.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우리들만의 축구를 위해 집중력 갖고 훈련을 통해 반복해야한다. 오늘보다 다음 경기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총평을 남겼다.

스리백 체제로 전환한 서울의 전술에 대해 '새로운 도전'이라고 평가한 최 감독은 "수비적인 스리백보다 공격적인 스리백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공격적인 스리백을 위해서는 상대를 쫓아다니는 움직임에서 최대한 활용해야하고 빈 공간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한다. 정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정확한 패스가 많이 나와야하고, 상대 균형을 무너뜨린 후에 공격 템포를 끌어올리는 그런 부분도 많이 강조했다"는 것.
하지만 이날 경기에 대한 평가는 자신의 말마따나 썩 흡족하지는 않아보였다. 최 감독은 "의식적으로 선수들이 시도는 했는데 성공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윤일록, 에스쿠데로가 신장이 썩 크지 않은데 자꾸 공중볼을 노리더라. 그 부분은 다시 생각을 해봐야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올 시즌을 맞는 최 감독의 각오는 이어진 그의 한 마디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제는 데얀이 없다. 데얀을 지워야한다"고 말문을 연 최 감독은 "어느 상황에서든 득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루트로 훈련을 많이 했다. 데얀같은 스타가 나오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모두가 득점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해야한다"고 서울의 공격지향점을 설명했다.
데뷔전에서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으며 공수 양면에서 전천후 활약을 선보인 오스마르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오스마르의 지능적인 플레이, 그리고 제공권이나 공격적인 부분에서 매끄러운 패스 연결을 보면 첫 경기치고는 본인의 경기를 다 보여준 것 같다"며 "높은 신장과 스페인 특유의 질 높은 패싱력"을 높게 평가했다. 부리람 유나이티드에서 뛸 때부터 득점률이 높았기 때문에 김진규가 페널티킥 키커를 오스마르에게 양보했다는 말도 곁들였다.
지난 시즌과 달리 측면이 아닌 중앙에서 뛴 고요한도 최 감독의 칭찬을 받았다. 최 감독은 "고요한은 이 시스템에 가장 적합한 선수다. 이전에도 중앙 미드필더를 소화했던 선수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멀티 시대 아닌가. 좋은 경기 했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 감독은 "너무 많은 선수들이 빠져나갔고 힘든 시간, 비싼 땀을 흘렸다. 한두 명의 스타보다는 조직력 싸움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껏 거둔 승리보다 오늘 1승이 정말 깊이 와닿는다. 지난 3년간은 다 잊었다. 매달 학생과 학부모에게 평가받는 학원 선생처럼, 그런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 선수들과 조직력을 다져나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은 이제 오는 8일 홈에서 전남 드래곤즈와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앞두고 있다. 최 감독은 "지난 해에도 장쑤 세인티와 경기서 승리하고 개막전에서 포항과 비겼다. 그 경기가 상당히 치명타였다. 잊으면 안된다"며 "오늘 경기는 잊고 우리가 부족하구나, 하는 것을 모두 느꼈으면 좋겠다. 일방적인 경기보다 약간 밀리는 듯 하는 경기에서 오히려 승점 3점을 가져오게 되어있다. 수비 집중력을 가져야한다"고 개막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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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