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서울의 당면과제, '데얀 지우기'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2.26 07: 19

첫 걸음을 승리로 장식한 '환골탈태' 서울이 당면과제를 내걸었다. 바로 '데얀 지우기'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 F조 1차전 센트럴코스트와 경기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1승(승점 3)을 기록하며 F조 1위로 기분 좋게 출발하게 됐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거두는 1승은 느낌이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던 최 감독이지만 첫 승에 들뜬 기색은 없었다. "준비한 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한 것 같다"는 말에는 2-0 승리에도 숨길 수 없었던 아쉬움이 담겨있었다.

그 이유는 이어진 최 감독의 한 마디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최 감독은 "이제는 데얀이 없다. 데얀을 지워야한다"는 뼈있는 말로 지난 시즌과 다른 서울의 처지를 설명했다.
올 시즌 서울의 가장 큰 변화는 '데몰리션'의 부재다. 서울이 가진 최고의 공격카드 데얀과 몰리나는 더이상 없다. 데얀은 장쑤 세인티로 이적했고 몰리나는 이적과 잔류의 갈림길에 서있다. 사실상 전력외다.
뿐만 아니라 중원사령관 하대성도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했고, 수비의 핵 아디는 은퇴 후 코치로 새 출발을 했다. 최 감독의 말마따나 '시스템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었다. 좋았던 시절을 마감하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하는 감독의 마음은, 결과를 미리 짐작할 수 없기에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최 감독의 이런 심정은 경기 전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묻어났다. 최 감독은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최고의 결정력을 가진 선수가 우리 팀에 없다. 많은 골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며 직접적으로 데얀의 부재를 거론했다. "솔직히 데얀이 아쉽다"고 직설적으로 토로한 최 감독은 그 대안으로 한 선수의 해결사 능력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득점 루트를 다양화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날 다시 한 번 "데얀을 지워야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최 감독은 "어느 상황에서든 득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루트로 훈련을 많이 했다. 데얀같은 스타가 나오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모두가 득점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해야한다"고 서울의 공격지향점을 밝혔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윤일록과 에스쿠데로가 제대로 자리를 잡고, 김치우-차두리가 좌우 윙백으로서 활발하게 움직여주는 가운데 김진규와 오스마르의 롱패스를 이용한 볼배급이 이루어진다면 데얀 없이도 해볼만한 싸움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데얀을 지워야한다"는 최 감독의 말은 올 시즌 서울이 맞이한 가장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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