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 리그로 보내야 하나".
한화 김응룡 감독은 여전히 좌완 유망주 유창식(23)에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유창식이 많이 좋아졌다. 구속도 벌써 150km 가까이 나오고, 컨트롤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면서도 "11월부터 2월까지만 최고다. 이거 도미니카리그로 보내야 하나"라는 농담도 곁들였다. 시즌에 들어가서도 그만큼 잘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유창식은 지난 25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벌어진 넥센과 연습경기에 첫 실전 등판을 가졌다. 2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 점수를 내주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투구 내용이 괜찮았다. 최고 147km 직구로 구위를 뽐냈고, 떨어지는 변화구도 날카로웠다.

유창식은 올해 캠프에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캠프 초반에는 치통이 있었고, 최근에는 감기 몸살을 앓으며 실전 등판이 미뤄졌다.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점점 발전했고, 김응룡 감독의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첫 등판에서부터 입증했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기대치가 떨어진 건 사실이다. 올해 한화는 외국인 투수 2명과 함께 2년차 좌완 송창현, 군에서 돌아온 안영명이 선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유창식도 유력한 선발 후보이지만 지난해 만큼 관심도가 높지는 않다.
오히려 이것이 호재가 될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지금까지 주위의 기대가 너무 컸다. 분명 한화의 미래이고, 한국 야구의 미래이지만 지나친 부담이 갔다"며 "너무 큰 기대에 부담을 갖기 보다 본인이 할 수 있는 단기 목표부터 명확하게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치통·감기로 인해 실전 등판이 늦어진 것도 오히려 페이스 조절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캠프 때 최고 컨디션을 자랑하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오버 페이스' 한 탓에 정작 한국으로 돌아간 3월부터 페이스가 떨어졌고, 시즌 초반 부진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개막에 포커스를 맞추며 준비를 하고 있다.
유창식은 "아직 내가 선발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열심히 잘 해야 선발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며 "몸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기술적인 부분 만큼 몸 관리에 중점을 둘 것이다. 풀타임 선발을 목표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매년 이맘때 큰 기대를 갖게 하는 유창식이 올해야말로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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