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2, 한신)이 첫 실전 등판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몸 상태도, 현재까지의 과정도 좋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그러나 찜찜한 구석은 남아있다. 이중모션 논란 때문이다. 실전에서 오승환을 살펴본 일본 현지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 분위기다.
오승환은 25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 출전했다. 팀이 2-6으로 뒤진 9회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1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 최고 구속은 전광판상으로 155㎞가 나왔고 LG쪽 스피드건에도 150㎞가 찍혔다. 아직 캠프 기간 중임을 고려하면 좋은 수치였다. 오승환은 직구 구속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지만 “밸런스는 괜찮았다”며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현지에서도 오승환의 첫 등판에 대해 비교적 호의적인 시선이었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에이스 노미나 차세대 기대주 후지나미에 비해 강한 인상을 남긴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의혹의 눈초리는 여전했다. 이중모션 논란이 그것이다. 오승환은 투구시 왼발이 끌려나오는 폼을 가지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이것이 이중모션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트집 잡기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오승환의 왼발이 한 번에 연결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관성있게 던지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타자를 기만할 의도가 없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나 올림픽과 같은 국제대회에서도 이를 걸고 넘어진 적은 없었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만약 일본 심판진에서 이 폼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릴 경우 오승환은 시작부터 폼을 수정해야 한다.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25일 경기는 큰 의미가 있었다. 현지 언론 관계자는 경기 전 “이날 심판진이 오승환의 투구폼을 보고 이중모션 여부에 대해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일본 심판들은 1회부터 5회까지, 그리고 한국 심판들이 6회부터 9회까지 경기를 진행해 직접적으로 일본 심판과 오승환이 마주할 일은 없었지만 모든 관계자들이 오승환의 투구폼을 지켜본 경기였다.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결론을 내릴 것으로 공언한 상황이라 심도 깊은 논의가 오고 갔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에서 오승환의 폼에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와인드업 상황과 세트포지션 상황에서 왼발의 움직임이 다르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인드업 상황에서는 발이 마운드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세트포지션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래도 두 상황 모두 항상 같은 폼이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문제 없다”라는 해석을 받았다. 오승환은 25일 경기 후 이중모션 논란에 대해 “내가 신경을 쓸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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