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레다메스 리즈가 부상으로 이탈한 LG 마운드에 희망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새 외국인 투수 코리 리오단이 전지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리오단은 25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열린 한신과의 연습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내용이 워낙 좋았다. 3이닝 동안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한신은 전지훈련 종료를 앞두고 니시오카, 후쿠도메, 머튼, 아라이 등 정예 선수들이 모두 나섰는데 리오단의 투구에 이 스타들이 쩔쩔맸다. 컨디션도 좋았고 완급조절은 더 훌륭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현지 전광판상으로 151㎞가 나왔다. LG쪽 스피드건에도 147㎞라는 수치가 찍혔다.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님을 생각하면 긍정적인 대목이다. 130㎞대의 체인지업, 110㎞대 후반의 커브를 적절하게 섞으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제구가 좋았다. 마이너리그 시절에도 볼넷을 잘 내주지 않는 유형의 선수였는데 그 면모를 다시 확인했다. 제풀에 무너지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라는 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사실 리오단은 큰 기대가 모인 투수는 아니었다. 다른 외국인 투수와 비교하면 경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메이저리그 경력이 단 한 차례도 없다. 때문에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자 한국형 외국인 선수가 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전임자인 벤자민 주키치의 초창기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다. 팀 내에서는 “안정적이고 몸쪽 승부를 할 줄 안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기태 LG 감독도 25일 경기 후 “경기운영능력이 좋았다. 좋은 경기를 했다”며 비교적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한 구단 관계자 또한 “리오단이 최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개막전 선발을 놓고 류제국과 흥미로운 경쟁이 될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LG는 리즈의 부상이라는 큰 악재와 함께 시즌을 시작했다. 양적으로는 선발 요원들이 풍부한 편이지만 에이스의 이탈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리오단이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준다면 한시름을 덜 수 있다. 리오단이 LG 마운드의 희망봉으로 뜰 수 있을까. 현 시점까지는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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