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인 캠프 기상도 '맑음', 딜레마는?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02.26 06: 22

"이제 용병복 좀 생겨야 되는데".
오키나와 실전리그에서 KIA의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 24일 데니스홀튼이 한화전에 선발등판하면서 외국인선수들이 모두 실전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연습경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여서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조금씩 기대감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 퍼시픽리그 다승왕 출신 데니스 홀튼은 지난 24일 한화전을 상대로 선발등판해 2이닝 동안 23개의 볼을 던졌다. 스피드는 141km에 그쳤지만 직구의 볼끝이 좋다는 판정이다.  슬라이더와 커브만 구사했는데도 상당히 공의 무브먼트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아예 던지지 않았다. 몸풀기용 등판이었다.

어떤 구종도 똑같은 폼으로 던지는데다 큰 키(193cm)에서 던지기 때문에 공략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선동렬 감독은 "일본에서 6년동안 활약했기 때문에 퀵모션과 견제 등 다른 문제는 거의 없다. 눈치도 빠르고 영리하다. 부상만 없다면 괜찮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소방수 하이로 어센시오는 4경기에 등판했다. 2경기는 모두 퍼펙트행진. 23일 SK와의 경기에서는 9회 등판해 두 타자를 가볍게 잡았지만 이후 안타와 볼넷, 2루타를 맞고 2실점했다. 수비시프트를 시험하느라 잡을 수 있는 타구를 2루타가 되면서 나온 것이어서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
특히 25일 니혼햄과의 경기에서는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병살타로 솎아내며 무실점을 막았다.  최고 140km가 넘는 고속 체인지업을 구사해 구위는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투구버릇이 노출되고 수비, 퀵모션을 보강해야 되는 숙제가 있다.
어센시오는 특이한 습성이 있다. 훈련도 거의 하지 않고 불펜투구도 없다. 마운드에 오르기전에 몸풀기용 투구도 없다. 나가라고 하면 서너개 정도 캐치볼을 하고 마운드에 오른다. 선 감독은 "구위는 괜찮은 것 같다. 다만 영어가 짧아 다른 외국인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페인어 통역까지 붙여주겠다"고 말했다. 
외국인타자 브렛 필은 중거리형 타자이다. 볼을 잘 맞추는 타입이다. 캠프초반 청백전에서는 원바운드성 볼에도 어처구니 없는 스윙을 했지만 적응이 되면서 바깥쪽 유인구도 맞히는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성격도 무난하고 수비력도 안정감이 있다. 주력도 느린 편이 아니다.
지난 25일 니혼햄과의 경기에서는  1-1로 팽행한 3회초 2사1,2루에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려 경기를 뒤집는 클러치 능력도 보여주었다. 중심타순에서 시험가동하고 있지만 3번이 유력하다. 1루와 외야수도 가능하지만 주로 1루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선감독은 "성격이 좋아 동료들과 잘 어울린다. 커트 능력도 갖추어 5번보다는 3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도 마찬가지지만 KIA의 외국인선수들은 키플레이어들이다. 볼티모어로 이적한 윤석민이 빠진 선발진, 1루와 중심타선, 소방수까지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때문에 이들의 활약도에 따라 팀의 성적도 바뀔 수 밖에 없다. 선동렬 감독은 "감독이 된 이후 외국인이 좋은 모습을 보인 적이 드물었다. 제발 이번에는 외국인 복이 좀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다만 KIA의 외국인은 딜레마가 있다. 어센시오가 소방수로 매 경기 불펜에 대기해야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홀튼이 선발등판할 경우에는 외국인 출전규정(2명)에 묶여 한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수 없다. 타자 브렛 필이 벤치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  선 감독은 "팀의 사정상 어쩔 수 없다. 아무래도 타자가 나서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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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렛 필-데니스 홀튼-하이로 어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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