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없이 첫 라이브 피칭을 마친 이용찬이 본격적으로 마무리 준비에 들어간다.
이용찬은 25일 일본 미야자키 기요다케 실내연습장에서 첫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다. 이용찬에게 가장 기쁜 소식은 우려했던 팔꿈치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용찬은 라이브 피칭 하루 전이던 24일에도 “제발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하게 말했다.
이용찬은 라이브 피칭을 마친 후 “제구도 좋았고 생각보다 괜찮은 느낌이었다. 투구 로케이션도 원하는 대로 넣을 수 있었고, 생각보다 몸 상태도 많이 쉰 것 보다는 괜찮았다”고 밝혔다. 첫 라이브 피칭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이용찬은 계획대로 개막전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라이브 피칭 전 이용찬은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아직 80% 정도밖에 만족하지 못한다. 경기에 나가야 무엇이 안 좋은지 생각할 수 있을 텐데, 지금은 팔꿈치만 보고 아플지 안 아플지만 생각하면서 하고 있다. 1년을 쉬면서 올해는 공을 많이 던지고 싶었는데, 팔 상태가 안 되는 것이 조금 아쉽다. 팔만 괜찮으면 공 개수를 늘리고 변화구 연습도 많이 할 수 있는데 아직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통증 없이 무난하게 첫 라이브 피칭을 끝내며 이용찬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됐다. 이제 막 라이브 피칭 단계를 지난 만큼 실전 등판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정상적인 페이스라면 시범경기에서도 9회에 마운드에 오르는 이용찬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개막전 출전을 자신하고 있는 이용찬은 현재 구위도 어느정도 끌어올린 상태다. 구속은 곧 145km 정도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용찬은 “구속보다는 연투가 걱정이다. 여기 와서도 연투는 아직 없었다. 그래도 개막까지 1달 정도 남았으니 충분하다. 연습경기 하고 시범경기까지 하면 될 것 같다”며 낙관했다.
재활은 이용찬에게 야구 공부를 하는 시간과도 같았다. 지난해 2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이용찬은 자신의 재활 과정에 대해 “수술 뒤 피칭 전까지는 이럴 수도 있나 싶을 정도로 좋았다. 그런데 피칭 들어가면서 팔꿈치 상태가 바닥으로 내려갔다. 그래서 팀에 이야기하고 쉰 뒤에 처음부터 다시 준비했다. 그게 6월 정도였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느꼈다”고 술회했다.
이용찬은 선발로, 그리고 마무리로 모두 성공한 경험을 가진 몇 안 되는 투수다. 2009년 팀의 마무리로 자리를 잡은 이용찬은 2년간 51세이브를 올렸다. 2012년에는 선발로 10승 1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해 WBC 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모두를 경험해본 이용찬은 두 보직의 차이에 대해 “선발은 몸이 힘들고, 마무리는 정신적으로 힘들다”라고 정리했다.
올해는 정신적으로 힘든 마무리를 맡는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은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찬은 “예전에는 야구를 모르고 했다. 그렇지만 선발을 하면서 변화구도 던지고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도 많이 느꼈다. 그러다 보니 1이닝은 우습게 막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며 자신 있는 태도를 보였다.
“예전에 마무리를 잘 했다면 선발에 전념했겠지만 그렇지 못해서 다시 해보고 싶었다”며 마무리 시절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한 이용찬은 “예전엔 마무리 투수는 150km가 안 나오면 맞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선발을 해보니 투심으로도 삼진을 잡고 범타도 유도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깨우쳤다는 것을 강조했다.
선발의 경험, 그리고 자신을 한 번 좌절에 빠뜨리기도 했던 재활의 과정을 거치며 이용찬은 정신적으로 크게 성숙했다. WBC 대표팀에 뽑혔지만, 이용찬은 고민 끝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귀중한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그런 만큼 이번 시즌은 더 소중하다. 4년 만에 마무리로 돌아온 이용찬이 두산의 뒷문을 확실히 걸어 잠그며 부활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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