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지에 살림? SK, 상생의 행보 주목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2.26 10: 40

SK가 전지훈련지에 살림을 차렸다. 웨이트트레이닝에 필요한 기구를 대거 가져왔다. 그런데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다. 현지에 기증하는 방식으로 상생의 길을 찾고 있다. SK도, 전지훈련지인 구시가와시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협력의 길이다.
SK는 지난 12일부터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2차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SK 선수들에게는 익숙한 곳이다. SK는 지난 2002년부터 이곳에서 매년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야구팀이 SK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다.
오키나와는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팀의 전지훈련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날씨가 좋아 선수들이 훈련하기에 좋은 여건이다. 여기에 많은 팀들이 모여있다 보니 연습경기 상대를 찾기도 용이하다. 자연히 야구장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진다. SK도 구시가와 구장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이만한 경기장을 찾기 쉽지 않다”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기장 자체는 다소 오래됐지만 그래도 경기를 하는 데는 별다른 지장이 없다. 무엇보다 오키나와에서는 최대 규모의 실내체육관이 있다. 실내체육관은 양쪽 끝 길이만 80m에 달한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선수들이 실전에 버금가는 훈련을 치를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이다. 여기에 올해에는 또 한 번의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웨이트트레이닝 시설의 대폭 확충이다.
SK는 현재 문학구장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웨이트트레이닝장도 바뀐다. 경기장이 준공된 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아무래도 장비가 노후화됐다는 것이 구단의 판단이었다. 이에 기존 시설들을 모두 들어내고 새 기구를 구매했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이 지금까지 사용하던 웨이트트레이닝 기구들의 처리가 문제로 떠올랐는데 SK는 구시가와시에 이 물품들을 기증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해까지 SK 선수들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웨이트트레이닝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장비가 부족했고 그나마 있는 것도 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기구들을 모두 가져온 덕에 올해부터는 더 좋은 환경에서 몸을 만들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지금까지 쓰던 기구들이라 낯설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구시가와시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SK가 이곳에 머무는 기간은 1년에 한 달도 채 안 된다. 나머지 기간은 시민들이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이처럼 SK와 구시가와시는 협력을 통해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앞으로는 공동 투자 방식으로 경기장 시설 개선에도 나선다. 구시가와시에서는 그라운드와 전광판 등의 시설 보수를 책임지고 SK는 불펜 시설 확충에 필요한 자금을 보태기로 했다. 내년에는 좀 더 좋은 여건에서 훈련을 하는 SK 선수들의 일상을 그려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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