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디에이터, 이 마르지 않는 섹시한 소재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2.26 10: 20

글래디에이터(gladiator). 고대 로마의 검투사. 영화와 드라마에서 이 글레디에이터는 마르지 않은 섹시한 소재다. 일면 정형화돼 있는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으로 매번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현 극장가에는 새로운 글래디에이터가 나타나 관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영화 '폼페이:최후의 날'. 20일 개봉해 25일까지 전국 68만 4015명(영진위)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영화는 글래디에이터가 주인공으로 나선 재난 블록버스터다.
글래디에이터의 인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히려 국내 대중에게도 어느 정도 익숙한 캐릭터.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벤허'를 시작으로 2000년대 들어서 영화 '글레디에이터'(2000), '300'(2006), 미드 시리즈 '스파르타쿠스'(2010~2013), 영화 '폼페이:최후의 날'(2014)로 이어져 온 작품들에서 검투사들은 언제나 남자들의 욕망을, 여성들의 마음을 잡아끌었다. 관통하는 특징이자 매력은 공들여 만들고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는 액션신이다.

러셀 크로우가 주연으로 나서고 리들리 스콧이 연출한 '글래디에이터'는 서기 180년 로마를 배경으로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 겨우 살아남아 복수를 꿈꾸는 막시무스 장군의 인생사를 그려냈다. 막시무스가 노예로 전락하고, 투기장의 검투사로 매일 훈련을 받는 모습, 검투사로서 매 경기를 승리로 이끌면서 살아남는 이야기는 드라마틱했다. 리얼한 결투 장면, 그리고 비장미를 압권인 명작.
제라드 버틀러 주연, 잭 스나이더 감독의 '300'은 글래디에이터 소재는 아니지만, 고대 의상과 검투사 복장을 한 인물들이 고대 서사 액션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같은 카테고리에 놓인다.
이 작품은 한 마디로 비주얼 혁명이었다. 그래픽 노블과 영화의 획기적인 결합을 보여줬다. 원작 장면 하나 하나를 영화로 옮겨 색다른 느낌을 전달했다. '300류의 영화'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 관객들은 BC 480년,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가 300명의 스파르타 용사들을 이끌고 100만 대군과 맞선다는 무모하면서도 용맹한 싸움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1960년대 이후로 한 물 간 것 같았던 이 장르는 '글래디에이터'로 인해 부활하고, '300'으로 새 장을 열었으며 그 인기는 브라운관으로 이어졌다. 가족을 위해, 명예를 위해, 그리고 나라를 위해 싸우던 전사들은 좀 더 자극적이고 섹시해졌다. 
샘 레이미 감독과 할리우드 스타 제작자 롭 태퍼트가 재결합, TV판 글레디에이터라 불린 채널 STARZ의 '스파르타쿠스'는 기원전 73년 로마의 노예검투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글레디에이터'와 '300'을 브라운관으로 가져온 느낌을 전달했다다. 하지만 그 보다 선혈이 낭자하고 잔인하고 수위가 셌다. 또 그 만큼 감각적이고 드라마틱 해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사랑하는 여인을 다시 만나기 위해 검투사가 된, 전설적인 고대 로마 검투사 스파르타쿠스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이 액션시리즈는 웅장한 스케일 속 파격적인 성(性) 묘사 등을 담아내 미드 속 전투신과 러브신의 표현 수위를 재조정했다. 한국 방송에서는 어디까지를 어떻게 편집하고 보여줄 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 되기도.
지난 20일 개봉한 '폼페이:최후의 날'(이하 폼페이)의 주인공 역시 글래디에이터다. 로마제국의 휴양지이자 풍요와 번영의 도시였던 폼페이를 한순간에 사라지게 만든 서기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 폭발 실화를 다룬 이 작품의 주인공은 영주의 딸을 사랑하는 노예 검투사. 주인공으로 분한 미드 '왕좌의 게임'을 통해 알려진, 킷 해링턴은 러셀 크로우만큼 남성미와 카리스마 넘치지는 않지만 보다 말랑말랑한 매력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글래디에이터가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장르와 결합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과 비교하는 시선도 많은데, '폼페이:최후의 날'의 절반은 이런 재난 속 사랑 이야기라면, 절반은 글래디에이터 이야기다. 실제로 킷 해링턴은 영화 속 검투 액션신을 가장 좋아한 장면으로 꼽았다.
부활을 거쳐 보다 멋지고 파워풀해진 고대 서사 액션, 그리고 글래디에이터. 앞으로 얼마나 더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될 지 흥미롭게 지켜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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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레디에이터', '300', '스파르타쿠스', '폼페이:최후의 날'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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