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감독님께서 좋은 선수를 남겨주셨고 나는 포장을 하는 역할이었다."
조민국 감독이 프로무대 데뷔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머쥐었다. 조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6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H조 1차전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 경기에서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기분 좋게 승점 3점을 추가한 울산은 조민국 감독에게 프로 데뷔 첫 승을 안기며 다시 한 번 ACL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조 감독은 "프로 감독을 맡고 첫 공식경기라서 큰 기대는 안 했다. 선수들도 컨디션이 떨어져 있었다. 선수들이 예상했던 것 보다 더욱 경기를 즐기면서 했다. 감독으로서 보람이 크다"며 "웨스턴 시드니가 선제골을 넣고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했다면 당황했을 것이다. 우리로서는 첫 골을 먹은 게 자극제가 됐고, 승부처가 됐다고 본다"고 경기를 평가했다.

이날 울산은 경기 시작 1분도 되지 않아 선제골을 내줬다. 이 점에 대해 조 감독은 "감독이라면 선실점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갑작스레 선제골을 먹으면서 판단이 명료해졌다. 선수들이 90분을 뛰면서 생각한대로 움직여줬다. 오늘 경기는 3-2를 생각하고 있었다. 첫 골 먹고 추가 실점하지 않아 고무적이고 바람직했다"고 설명했다.
선발로 나서 맹활약한 고창현과 김선민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역전 골 넣은 고창현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몇 년 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자신감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오늘을 계기로 자신감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앞으로 더욱 많은 경기를 뛰면서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단신 김선민은 기대를 많이 했다. 충분히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 감독은 "작년과 올해 울산의 색깔은 큰 차이가 없다. 김호곤 감독님께서 좋은 선수를 남겨주셨고 나는 포장을 하는 역할이었다. 8일 포항과 개막전에 앞서 오늘 단점을 보완하면서 더욱 강팀으로 만들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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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