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IMF 시절. 절박하고 뜨겁게 사랑했던 남녀의 생계형 로맨스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26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극본 서숙향, 연출 권석장) 마지막 회에는 10년 전 추억을 공유하며 미래를 약속하는 김형준(이선균 분)과 오지영(이연희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김형준(이선균 분)은 지영에게 “10년 뒤에도 꼭 이러고 사진 찍자”라는 애틋한 고백을 했다. 이에 지영은 “프러포즈야? 결혼하자고? 애들은 빼고?”라고 반문하며 사랑스럽게 웃었다.

프랑스 유학을 떠나지 않기로 결심한 고화정(송선미 분)은 정선생(이성민 분)에게 “나 정쌤이랑 연애할 거야. 정쌤 좋아해”라고 고백하며 알콩달콩 연애를 시작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한 두 커플은 그래서 더 애틋하고 아름다웠다.
한때 질투심에 눈이 멀어 악역을 자처했던 이윤(이기우 분)은 “오빠를 제대로 봐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내가 눈길 한번 안 주는데도 날 바라봐주고 걱정해줘서. 내가 누군가를 외롭게 하는 거 싫으니까 마음 접어”라는 지영을 위해 듬직한 키다리 아저씨로 남았다.
그리고 철 없는 양춘자(홍지민 분)를 용서한 마애리(이미숙 분)는 주유소에서 만난 전소민에게 관심, “뒷모습은 역대 최고인데. 97년 미스코리아 진은 김사장에게 뺏겼지만, 98년 미스코리아 진은 내 손으로 꼭 만들어 보일 거다”라는 의욕을 드러내며 변함없는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미스코리아'는 망해가는 화장품 회사를 살리기 위해 싼 티 나는 엘리베이터걸 오지영을 미스코리아로 만들어야 하는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어설프지만 그래서 더 눈물나고 따뜻했던 청춘들의 군상을 담았다.
부당한 처우에 반발했다 허울좋은 명예퇴직을 당하고 갈 곳 없던 엘리베이터걸 지영이 스스로의 힘으로 미스코리아가 되고, 사랑하는 형준과 함께 풍파를 이겨내며 사랑과 왕관을 쟁취하는 모습이 소소한 감동을 선사한 것.
드라마의 부진한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힘들고 외로웠던 IMF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군상에 시청자는 위로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맞춤옷을 입은 듯한 배우들의 호연은 극의 흡인력을 높이며, 웰메이드 드라마를 완성하는데 일조했다.
한편, '미스코리아' 후속으로 이민정, 주상욱 주연의 '앙큼한돌싱녀'가 오는 27일 1,2회 연속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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