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드라마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27일 마지막회를 앞두고, 결말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복선'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별에서 온 그대' 장태유 PD 등 제작진은 드라마 곳곳에 배치된 복선이 드라마 결말과 직결되는 중요한 장치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제작진은 "복선이 있다"고만 힌트를 줬지 '이것이 힌트다'고 직접 지목하지는 않은 상황.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있는 복선은 복선일 수도 복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다. 고도의 심리게임에 가까운 '별에서 온 그대'의 결정적 복선 세 가지에는 뭐가 있을까.
▲ 화초가 시들면 도민준은 죽는건가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민준을 보필해 온 장영목(김창완 분)은 "선생님이 키우던 화초가 요즘 시들해졌다"며 민준의 건강 상태를 의심했다. 영목은 '화초'라고 했지만 이 식물은 대본에 '이끼'라고 표현돼 있다고 한다. 현장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외계 이끼는 이렇게 무럭무럭 자라느냐"는 말이 나왔을 정도라고. 마지막회가 되자 이 외계이끼는 화초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만큼 자랐다.
어찌됐든 민준이 아프면 이 화초는 시들었고 민준이 기력을 찾으면 다시 파란빛을 띄었다. 분명히 민준의 상태와 관련이 있다. 다만, 민준의 초능력과 생명, 둘 중에 무엇과 관련이 있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민준이 외계로 돌아갈 날이 가까워 오면서 화초는 빛을 잃기 시작했다. 동시에 민준은 초능력에 이상이 왔다. 뜻대로 콘트롤이 되지 않아 애를 먹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 이는 초능력에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이럴 경우에는 인간화 되는 민준의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다. 만일 생명이라면, 민준은 누렇게 변한 화초처럼 희미해져 가는 생명의 기운을 느끼고 있을 터다.
▲ 너무 이른 새드엔딩 뭔가 허전하다?
이미 20회에서 너무 일찍 새드엔딩 무드에 접어들었다. 민준이 자기 별로 떠나는 것이 기정 사실화 됐고, 송이는 그를 떠날 보낼 마음의 준비를 차분히 했다. 특히 민준은 영목과 "진짜 마지막인 순간에는 인사를 하지 못한다더라"며 이른 작별 인사를 했다.
이번에 민준이 떠나면 그는 400년 후에나 지구에 올 수 있다. 민준이 살고 있던 행성이 400년을 주기로 지구에 접근하기 때문이다. 화제가 됐던 KBS 2TV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의 결말인 30년 후 엔딩은 귀여운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400년 후 엔딩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기엔 지난 회에 등장했던 '연리지'가 심상치 않다. 두 사람은 아무도 없는 섬에서 시간을 보내며 연리지를 발견했다. 서로 다른 종이 한 몸처럼 뒤엉켜 살아가는 연리지는 외계인 민준, 지구인 송이가 한 몸처럼 살아간다는 의미로 해석됐던 것. 끝까지 해피엔딩을 바라는 로코 골수팬들로 하여금 기대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복선 중 하나다.
▲ 도민준이 읽던 책 결말이 뭘까
직업만 10가지인 박학다식의 아이콘 민준은 침실이나 거실에서 분위기 있게 책을 읽곤 했다. 고서적이 즐비한 서재에서 백과사전을 꺼내보기도 했지만 민준은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라는 책을 읽으며 송이를 떠올렸다.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작가 케이트 디카밀로가 썼다. 이 책은 사랑을 받을 줄만 알고 할 줄은 몰랐던 차가운 도자기 토끼 인형 에드워드 툴레인이 여행의 과정을 통해 진정 누군가를 사랑하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알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는다.
외계에서 지구로 온 여행자 민준. 가족도, 친구도 없는 외계에 살다 송이를 만나면서 감정에 귀 기울일 줄 알게 된 민준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민준이 에드워드 툴레인처럼 진정한 사랑을 만나긴 했는데 '두 사람이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동화 속 이야기가 완성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별에서 온 그대'는 종영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결말 함구령이 내려졌을 정도로 대본 사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가 뜨거운 만큼 결말에 대한 궁금증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해피엔딩과 새드엔딩, 또는 열린 결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분위기. '별에서 온 그대' 마지막회는 27일 오후 10시에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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