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믿을만한 좌완 불펜이 없어 고생했던 두산 베어스는 올해 이현승(31)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한 뒤 재활을 거친 이현승은 첫 출격을 앞두고 있다.
두산은 27일 일본 미야자키 선마린구장에서 있을 세이부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이현승을 투입할 예정이다. 두산의 권명철 투수코치는 지난 25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현승이는 세이부전에 나올 것이다. 투구수는 15개 정도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전을 앞둔 이현승은 이미 불펜 피칭에 이어 라이브 피칭까지 소화한 상태다. 이현승은 “라이브 피칭에서 구속은 재지 않았지만 140km 정도 나왔을 것이다. 예전처럼 위축된 것은 없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완전한 상태는 아니지만 부상 이전의 구위를 점점 회복해 나가는 중이다.

“아직은 아프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수술을 했고 부상 경험이 있어 아직은 걱정된다”고 말한 이현승은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에 오기 전 히어로즈에서는 2009년 13승을 기록할 정도로 선발로도 뛰어났지만 당시와 몸 상태가 같지 않은 만큼 현재의 목표는 현실적이다. “두산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고 부상도 당했다. 한편으로 올해는 편안하게 시즌을 맞이하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 이현승의 생각이다.
사실 자신감을 앞세우던 과거에는 그 자신감들을 모두 표현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이현승은 "그런 것들이 나에게는 득보다 실이 된 부분이 더 많았던 것 같다"는 말로 과거를 돌아봤다. 이제 당시와 같은 패기보다는 30대의 노련함과 4살 된 딸을 둔 아버지로서의 성숙한 마음가짐이 이현승의 무기가 됐다.
이현승은 두산에 일어난 많은 변화들을 상무에서 지켜봤다. 상무에서 함께 생활했던 유희관과 오현택은 이제 두산 1군에서 저마다 한 자리를 차지했다. 제대 후에는 팀이 준플레이오프부터 기적을 연출하며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인 것까지 모두 기억 속에 있다. “희관이와 현택이가 잘 해서 좋았다”는 이현승은 포스트시즌에 대해서는 “수술을 하지 않았다면 나도 같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제 아쉬워만 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이제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고, 자신의 활약에 따라 팀을 더 높은 곳까지 올려놓을 수도 있다. 제대 후에 두 번 다시 후회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던 이현승은 곧 많은 관심 속에서 첫 시험대에 오른다. 첫 등판은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현승의 자신감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중요하다. 이현승의 눈은 이미 세이부전을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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