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에이스가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더할 나위 없이 희망적이다. 몸 상태에 대한 전망, 현재 구위, 심리적 상태, 그리고 동기부여까지 ‘네 박자’가 모두 모였다. SK 내부에서 김광현(26, SK)의 완벽한 재기를 확신하는 이유다.
김광현은 2년간 자신을 괴롭혔던 어깨 부상의 그늘을 탈출하고 있다. 지난해 10승을 거두며 재기의 발판을 놓은 김광현은 SK의 플로리다 1차 캠프부터 좋은 몸 상태를 과시하며 기대치를 키우는 중이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도 연일 호투다. 25일 주니치 2군과의 경기에서는 2이닝 퍼펙트 경기를 펼쳤다. 최고 구속은 152㎞가 나왔다. 적어도 2월에는 무시무시한 공이다.
지켜본 이들도 나란히 호평을 내렸다. 박주언 전력분석코치는 김광현의 공에 대해 “너무 좋았다. 지금 시기에는 나올 수 없는 공이다”라는 말로 모든 상황을 대변했다. 그만큼 몸 상태가 좋다는 뜻이다. 이만수 SK 감독도 “최고의 상태로 돌아온 것 같다”라며 흐뭇해했고 조웅천 투수코치 역시 “회복력도 살펴봤는데 문제가 없다”라며 김광현의 상태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래서 그럴까. 요즘 김광현의 표정도 밝아졌다.

그렇다면 이런 상승세에는 어떤 요소가 있을까. 크게 네 가지 동력이 김광현의 비상에 추진력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몸 상태다. 김광현은 한 때 수술을 고민했을 정도로 어깨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재활을 거듭한 결과 현재는 ‘깨끗한’ 상태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김광현과 지난 1년을 같이 한 허재혁 컨디셔닝코치는 “지금 페이스는 아주 좋다. 워낙 열심히 재활을 했다. 지나친 의욕에 무리하지만 않으면 괜찮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몸 상태는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이 자신감은 구위로 직결된다. 김광현은 주니치 2군과의 경기에서 타자를 압도했다. 정교한 제구보다는 구위 자체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그 김광현으로 다시 돌아왔다. 비록 2군 선수들이지만 주니치 타자들은 공에 배트를 제대로 공을 갖다 대지도 못했다. 김광현이 이 경기에서 마운드 적응에 다소 애를 먹었음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의 구위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시범경기를 거쳐 컨디션을 더 끌어올릴 시간도 남아있다.
스스로도 리듬을 찾았다는 것 또한 긍정적인 요소다. 김광현의 지난해는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준 소중한 한 해이지만 보완점도 있다는 평가였다. 한 관계자는 “김광현 특유의 리듬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라고 했다. 한창 때처럼 ‘신이 나서’ 던지는 맛은 아직이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 김광현과 같은 파워피처에게는 기백이 생명이다. 한국프로야구를 호령했던 그 기백이 다시 보이고 있다.
동기부여도 높다. 코칭스태프들이 말하는 김광현은 ‘착한 선수’다. 에이스지만 튀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가슴 속의 자존심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선수다. 2011년과 2012년의 부진을 완벽하게 만회하고자 하는 의지로 뭉쳐있다. 여기에 아시안게임에 뛰면 포스팅 절차를 거쳐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자격도 생긴다. 김광현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에 대한 생각이 없을 수는 없다. 이처럼 다른 선수들은 1~2가지도 가지기 어려운 요소를 김광현은 네 가지나 가지고 있다. 기대치를 높게 잡아도 괜찮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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