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비니 로티노(35)가 넘치는 열정(?)으로 잠시 쉬어간다.
로티노는 지난 25일 오키나와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서 1회 1사 2루에 나와 좌익선상 2루타를 날리며 팀의 선취점을 뽑아냈다. 그는 2루에 서있다가 다음타자 박병호가 유격수 땅볼을 때리고 1루에서 아웃되는 틈을 타 3루 진루에 성공하는 재치를 보였다.
그러나 욕심이 화근. 로티노는 3루 베이스에 슬라이딩을 한 뒤 허벅지 뒤쪽을 잡고 고통을 호소하며 대주자로 교체됐다. 주루를 하다가 허벅지 부상을 입은 것. 넥센은 로티노의 부상이 심한 것은 아니지만 휴식을 주기 위해 남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는 내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로티노가 뭔가 해보려는 의욕이 강하다. 연습경기 때는 그렇게 뛸 필요까지는 없는데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그를 평가했다. 성실함으로 인정받은 로티노는 튀지 않는 성격인 브랜든 나이트, 앤디 밴 헤켄 등 기존의 넥센 외국인 선수들과도 친해졌고 한국 타자 중에서는 박병호가 그의 적응을 돕고 있다.
로티노의 한국 야구 성공 가능성이 더 높게 보이는 것은 연습경기 내내 보여주고 있는 꾸준한 안타 생산 능력이다. 로티노가 25일 기록한 2루타도 유창식의 몸쪽공을 짧게 돌려 친 것이 좌익선상으로 흘렀다. 그는 오키나와 연습경기 4경기에서 매일 1안타 이상씩을 기록, 8타수 5안타의 높은 타격감을 자랑하며 일본 캠프를 마쳤다.
전승남 SPOTV 해설위원은 로티노의 타력을 보며 "아시아권 야구를 겪은 선수기 때문에 저렇게 칠 수 있는 것"이라며 지난해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뛰었던 로티노의 컨택 능력을 칭찬했다. 홈런포를 펑펑 날리는 장타자는 아니지만 꾸준히 안타를 쳐주는 것은 오히려 염경엽 감독이 그를 3번타자로 점찍으며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로티노는 애리조나 캠프 당시 "넥센 코칭스태프는 '팀'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야구는 개인 운동이 아니라 팀 운동이다. 팀이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 3번타자로서 득점과 베이스 러닝해 집중하겠다"며 한국 야구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안그래도 무서운 넥센의 방망이를 로티노가 더욱 뜨겁게 달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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