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큼한 ‘로코퀸’이 2% 부족한 실장님을 만난다면? 로맨틱 코미디의 아이콘 배우 이민정과 실장님 전문 배우 주상욱이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극본 이하나 최수영 연출 고동선 정대윤)에서 로맨틱 코미디의 ‘끝판왕’을 선보일 계획이다.
27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앙큼한 돌싱녀’는 수목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수요일이 아닌 목요일에 시작한다. 같은 날 종영하는 SBS 인기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정면승부를 내걸고 1,2회 연속 방영을 결정한 것. 전작인 ‘미스코리아’가 2014 소치동계올림픽 중계방송의 여파로 한 회 결방되며 야기된 상황이지만 어떻게 보면 무리수가 될 수도, 또 다르게 보면 그만큼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라 풀이할 수도 있는 선택이다.
'앙큼한 돌싱녀‘는 성공한 벤처 사업가가 돼 나타난 전(前) 남편 차정우(주상욱 분)를 다시 유혹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애라(이민정 분)의 발칙한 작전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 ‘내조의 여왕’을 연출한 고동선 PD와 MBC, KBS 극본 공모에 당선되며 통통 튀는 필력을 인정받은 신인 이하나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별에서 온 그대’의 후광을 업고 시작하는 SBS ‘쓰리데이즈’, 이미 상당수의 팬 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KBS２TV ‘감격시대’에 맞서 ‘앙큼한 돌싱녀’가 밀고 가는 가장 큰 무기는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적 요소다. ‘별에서 온 그대’가 끝난 후 방송되는 유일한 로맨틱 코미디이기에 팬 층이 상당수 겹치며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각기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캐릭터에서 더 망가지기를 선택한 배우들의 변신이 관전 포인트가 될 예정.
주상욱과 이민정은 이번 드라마에서 각각 이혼 후 성공한 벤처기업의 대표로 돌아온 차정우, 그런 전 남편을 다시 유혹하기 시작하는 명품 숍 계약 직원 나애라 역을 맡았다.
주상욱은 그간 ‘실장님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자신 역시 “벗어나고자 했다”라고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벤처 기업의 대표라는 역할만 보자면 이전의 선택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이미 예고편과 스틸 컷 등에서도 알려진 바 있는 2% 부족한 ‘찌질남’의 면모 때문이다.
최근 드라마 남자 주인공들의 성향은 완벽하기만 했던 백마 탄 왕자님에서 조금 부족해서 여성 시청자들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2% 부족한 남자들로 이동하는 추세다. ‘기황후’의 지창욱, ‘세 번 결혼하는 남자’의 조한선, ‘별에서 온 그대’ 박해진 등이 그 예다. 심지어 전지전능(?) 해 보이기만 하는 ‘별에서 온 그대’ 외계인 김수현 조차 천송이 전지현 앞에서는 완벽함의 균형이 무너지며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기도 한다.
주상욱이 맡은 차정우 역시 겉으로는 완벽하지만 알고 보면 2% 부족한 남자다. 주상욱 본인 역시 지난 2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런 역할은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 처음이다. 내가 해보면서 느끼는데 나랑 그런(‘찌질’한) 게 딱 맞다. 나는 그런 게 더 재미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역할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민정의 경우 ‘돌싱녀’라는 타이틀 자체가 처음이다. 그간 로맨틱 코미디에서 예쁜 미혼녀(?) 역할을 맡아왔던 그는 결혼 후 처음으로 이혼녀 역을 맡았다. 뿐만 아니라 명품숍에서 계약 직원으로 일하는 이 이혼녀는 가차 없이 현실적이면서도 이래저래 굴욕을 많이 당하는 왈가닥 캐릭터. 상큼·발랄했던 ‘로코퀸’의 변신이 기대감을 모은다.
이민정이 선보일 나애라 캐릭터는 여러모로 '내조의 여왕' 김남주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다. 때문에 '메리대구공방전', '내조의 여왕' 등에서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만드는 일가견을 보였던 고동선PD가 이민정과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 지 역시 드라마를 지켜보게 되는 흥미로운 요소다.
변신을 선택한 주상욱, 이민정이 '별에서 온 그대'의 로맨틱 코미디 배턴을 이어받아 MBC 수목극을 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앙큼한 돌싱녀'는 이날 오후 10시 1,2회 연속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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