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기회?
오키나와 실전리그를 갖고 있는 KIA의 약점은 불펜이다. 모든 야구인들은 KIA의 약점으로 꼽고 있다. 곽정철 무릎수술, 박지훈 팔꿈치 인대손상, 유동훈 왼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불펜의 힘이 그만큼 약하다. 김태영도 개막전에는 맞추지 못한다.
선동렬 감독은 불펜재구성 작업을 시도하고 있고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재 오키나와 실전에서 주목하고 있는 투수들은 한승혁, 박준표, 김지훈, 심동섭, 박성호 등이 꼽힌다. 여기에 5선발 경쟁에서 밀리는 선수들이 불펜에 가세한다.

분명히 KIA 불펜은 위기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위기는 기회가 되고 있다. 그동안 주전투수들에게 밀려 제대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어렵게 기회를 얻은 만큼 누구보다도 열성적인 훈련을 하고 있고 마운드에서 집중력을 보이면서 희망도 조금씩 키워가고 있다.
심동섭은 제구력이 잡히고 포크볼와 커브의 구위도 끌어올라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2011년 실적을 갖고 있어 불펜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완 한승혁도 오키나와 실전에서 152km의 볼을 던지고 있다. 투구폼을 간결하게 바꾸고 슬라이더와 커브의 각도 예리해졌다.
사이드암 박준표도 싱커를 새롭게 장착하면서 개막 1군 낙점이 예상된다.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강해졌다. 신인 사이드암 투수 김지훈은 싱커가 좋고 배짱있는 투구와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보이고 있어 선 감독이 주목하는 카드이다. 군대에서 제대한 박성호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선감독은 "불펜의 주력투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해 이제는 무조건 이들을 기용해야 한다. 선발에서 마무리를 이어주는 2이닝을 이들이 책임질 것이다. 믿고 꾸준히 내세우면 기회를 잡고 한 단계 도약하는 투수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는 분명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KIA 불펜은 시계제로이다.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들의 어깨에 운명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선감독은 기회를 잡은 이들 가운데 누군가가 주력투수로 뛰쳐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불펜의 반란자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아마도 선동렬 감독의 가장 간절한 바램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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